아들 친구 부모 앞 아내 재혼 말한 남편 "분위기 풀려고"…"눈치 없다"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아내의 재혼 사실을 마음대로 밝힌 남편의 행동을 두고 '배려 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결혼 10년 차 40대 주부 A 씨는 12년 전 지금의 남편을 만나 재혼한 뒤 아들을 낳고 잘살고 있다.
A 씨는 최근 아들 친구네 가족과 동네 중식당에서 저녁을 먹다가 이 같은 일을 겪었다고. 그는 "아들 친구 엄마가 갑자기 '사실 저는 아들 키우면서 살다가 5년 전 재혼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라며 "그러자 옆에서 듣던 남편이 저를 가리키면서 '이 사람도 재혼이다'라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순간 머리가 하얘져서 아무 말도 못 했고 분위기는 한순간에 싸해졌다. 다행히 분위기는 금세 풀렸지만 제 마음은 안 풀렸다. 남편이 마음대로 재혼 사실을 밝혀 기분이 상했다"고 털어놨다.
A 씨가 집에 돌아와 "내 재혼 사실을 남들 앞에서 밝히는 건 불편하다"고 하자, 남편은 "아들 친구네 엄마가 먼저 자기 상황을 밝히니까 나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A 씨가 "내가 어떻게 이혼했는지 알지 않냐. 그때 생각만 하면 지옥 같다"고 하소연하자, 남편은 "그럴 의도 아니었다. 분위기 풀려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사실 제가 좋게 이혼한 게 아니라서 어디 가서 재혼했다는 말도 쉽게 못 하고 살았다. 아들도 제가 재혼한 줄 모르고 자랐다. 남편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데 제가 예민한 거냐?"고 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남편 눈치가 너무 없다. 아내가 감추고 싶은 비밀을 굳이 공개하고 얘기할 필요가 있나 싶다"고 지적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은 알겠으나 배려가 너무 없다. 아들도 모르는 일을 아들 친구의 부모님 앞에서 말하는 것도 신중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양지열 변호사도 "재혼이 흠은 아니지만 그걸 밝히는 건 당사자한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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