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폐지 추진…보험사기 업무는 시·도청으로

현장인력 운영 효율화 방안…여청강력팀은 여성수사팀에 통합
기동대, 기순대, 광역정보팀 줄이고…수사·외사·민생치안 보강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경찰이 현장인력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뺑소니, 보복·난폭운전, 보험사기 등을 전담하는 일선 경찰서의 '교통범죄수사팀'을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21일 경찰청의 '경찰 조직·인력 운영 개선 계획'에 따르면 경찰은 전국 138개 경찰서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통범죄수사팀(508명)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전국 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508명 중 49명은 시·도청으로 이관해 난이도가 높은 보험사기 수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게 하고 나머지 459명은 일반 교통사고를 담당하는 '교통조사팀'과 통합해 운영한다.

경찰이 교통범죄수사팀 폐지를 검토하는 것은 관련 범죄가 줄면서 업무량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0년에서 2024년 사이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8.9% 증가했지만 뺑소니, 난폭운전, 보복운전 건수는 각 21.3%, 74.9%, 24.6% 감소했다.

또 교통범죄수사팀 처리 사건 중 53.4%가 난이도가 낮은 자동차관리법 위반 사건으로 확인됐으며, 전체 사건 처리 건수도 교통조사팀의 2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경찰은 95개 경찰서에서 교통과장 산하에 면허·과태료·행정처분 업무를 담당하는 '교통안전계장'의 직위를 폐지하고 계장 정원 95명을 교통 외근으로 전환한다.

교통안전계장의 업무가 하부 조직인 교통안전팀장과 중첩되기 때문에 기존의 행정업무 지원 부서 폐지 전례에 따라 조직을 효율화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경찰은 전국 80개 경찰서에서 운영 중인 '여성청소년강력범죄수사팀'(여청강력팀)을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여성청소년수사팀(여청수사팀)에 통합시키기로 했다.

경찰은 2020년 가해자의 인적 사항이 확인되지 않은 성폭력 사건의 추적 수사 등을 위해 여청강력팀을 신설했으나, 여청수사팀과 사무 분장이 모호하다는 평가가 있어 왔다.

이에 경찰은 80개 여청강력팀 중 75개 팀을 기존 여청수사팀에 통합하고 5개 경찰서의 팀만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이런 현장 인력 배치 효율화는 경찰이 최근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조직 개편안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앞서 경찰은 경찰관 기동대 959명, 기동순찰대 1287명, 광역정보팀 1409명을 축소하고 확보한 인원을 수사 역량 강화(1300명), 초국가범죄 대응 및 외사 정보 수집(514명), 지역정보체계 복원(1424명), 민생치안 강화(635명)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선 현행 광역 단위의 정보 체계를 경찰서 중심으로 환원하기 위해 전국 시도청 산하 81개 광역정보팀을 해체하고 198개 경찰서에 정보 관련 과를 신설한다.

캄보디아 사태 이후 재편 필요성이 제기된 외사 기능도 강화한다. 기존 국제협력관(경무관)을 '국제치안협력국(치안감)'으로 격상하고 경찰청 내 국제 공조 업무를 맡은 '국제공조과'를 1·2과로 확대·분화한다.

아울러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를 재가동해 마약수사대 산하 팀으로 축소됐던 기능을 총경급 지휘 부서로 되살리고 부산·경기남부청 마약수사대 또한 '마약·국제범죄수사대'로 개편해 국제 범죄 대응 역량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경찰은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오는 2026년 상반기 정기 인사 때 조직 개편 내용을 반영한 인사 발령을 낸다는 방침이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