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유품 정리 중 금붙이 금고 발견…큰형 "이미 내 것" 일부는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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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아버지 유품 정리 중 발견된 금붙이 금고로 인해 형제들이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A 씨는 "얼마 전 아버지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삼남매 중 둘째다. 아버지는 평생 검소하게 살다 가셨다. 그렇다 보니 남기신 게 별로 없을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장례를 마치고 유품을 정리하다가 허름한 창고 구석에서 먼지 쌓인 작은 금고 하나를 발견했다. 금고를 열어본 순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안에는 아버지가 평생 한 푼, 두 푼 모아오신 금붙이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금괴라기보다는 덩어리와 반지, 팔찌 같은 형태였지만 양이 적지 않아 크게 놀랐다.

A 씨는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즘, 그야말로 황금알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큰형이 불쑥 나서며 찬물을 끼얹었다"라고 털어놨다.

큰형은 "이거 아버지가 생전에 나 주신다고 했던 거야. 이미 내 거나 다름없어"라고 하면서 금고 속의 금붙이들을 주섬주섬 챙겼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형은 동생들 몰래 이미 일부를 가져다 팔아치우기까지 했다.

아버지는 생전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금은 장남 몫이다"라고 말한 적은 있었다. A 씨는 "하지만 그건 옛말 아닌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발견된 유품인데 형 혼자 꿀꺽한다는 게 말이 되나. 게다가 요즘 금값이 얼만데"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답답한 마음에 아버지의 단골 금은방을 찾아가 사장에게 슬쩍 여쭤봤다. 그랬더니 며칠 전 형이 다녀갔다는 얘기는 하시는데 정확히 얼마를 팔았는지는 남의 가정사라 말 못 하면서 입을 닫으신다"라고 말헀다.

그는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유산인 금고가 형은 원래 자기 거였다고 우기는데 몰래 가져다 판 것까지 합치면 꽤 큰 금액일 것 같다. 형이 상속 재산 은닉한 거 아닌가. 저와 동생은 이 금들을 받을 수 있나. 유류분 청구라고 해서 제 몫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라고 덧붙였다.

박경내 변호사는 "아버지가 증여로서 형한테 다 줬어도 유류분 근거가 될 수 있는 그 재산으로는 금이 포함된다. 동생들은 본인의 유류분이 침해된 범위에 대해서는 초과 수익자인 형한테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큰 형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에 금을 꺼내서 일부를 팔아버렸다면 그때는 상속 재산 분할할 때 형의 몫을 줄이거나 이미 가져간 것으로 간주하는 등의 불이익을 줄 수 있다. 만약에 큰 형의 주장대로 증여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동생들은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통해 법정 상속분의 절반까지는 찾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