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내일 병원 좀 데려가 줘"…구더기 뒤덮여 죽어가던 아내는 간절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갈무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온몸에 욕창과 구더기가 생길 때까지 오랜 시간 방치되어 사망에 이른 여성이 생전에 쓴 글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6일 육군 등에 따르면 사망한 여성 A 씨는 지난달 17일 "아내 의식이 혼미하다"는 남편 B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A 씨는 집안에서 전신이 오물에 오염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하지 부위에서는 감염과 욕창으로 인한 피부 괴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구더기까지 뒤덮여 있었다.

현장에 출동했던 119구급대원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전신이 대변으로 오염되어 있고 수만 마리 구더기가 전신에 퍼져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상태에서도 대변을 보고 있었다"라며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심정지 증상을 보였고 이튿날 사망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갈무리)

병원 측은 방임이 의심된다며 남편 B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B 씨는 경기 파주시 육군 기갑부대 상사로, 지난 8월부터 아내 몸에 욕창이 생겼는데도 치료나 보호조치를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가 사망 전 쓴 편지와 일기장에는 "내일 나 병원 좀 데리고 가줘. 감기약이랑 입술약 좀 타고 싶어서. 부탁 좀 해도 될까?"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군검찰은 B 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으며, 재판은 제2 지역 군사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