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키우던 반려견과 안 닮았다"…재유기 된 미니핀[가족의발견(犬)]
개인 동물보호 활동가가 보호 중인 '까미'
전 보호자가 보호소에서 입양 후 다시 유기해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까미'는 저 멀리서부터 전 보호자에게 안아달라며 뒷발로 콩콩 뛰어왔습니다. 버려지는 걸 아는 것 같았어요."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된 구조는, 또 한 번의 재유기 위기에 놓였던 미니핀 한 마리의 삶을 바꿨다.
15일 개인 동물보호 활동가인 이 씨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의 한 지역구 공무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서울에서 유실돼 경기 양주 시보호소에 입소한 미니핀 한 마리가 있는데, 전산상 보호자로 등록된 보호자가 "소유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이었다. 개(강아지)를 묶어두었는데 풀고 도망갔고, 더는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유였다.
공무원은 "그렇게 데려가지 않으면 유기로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전 보호자는 태도를 바꿔 "본인이 키울 수 없는 상황이니 좋은 주인을 찾아줄 수 없느냐"고 물었다. 법적으로 조치하거나 인수를 강제할 수도 있었지만, 공무원은 재유기 가능성을 우려해 혹시 직접 키울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기된 개의 상태도, 성격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씨는 일단 전 보호자의 연락처를 받아 직접 통화했다. 그는 "10년 넘게 키우던 미니핀이 죽고 난 뒤 비슷한 아이를 찾다 충남의 한 시보호소에서 이 아이를 입양했다"고 말했다. "펫숍도 찾아다녔지만 요즘은 미니핀을 찾기 어려웠다"며 "까미는 전에 키우던 반려견과 얼굴은 닮았지만 성격이 다르다"는 말도 덧붙였다.
설득과 조심스러운 대화 끝에 직접 만나기로 했다. 혹시라도 기분이 상하면 까미를 아무에게나 넘길 수 있을 것 같아 최대한 조심스러웠다. 사진을 보내달라는 요청에는 여러 핑계를 대며 응하지 않았고, 만나기도 전에 소유권을 먼저 이전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그럴 수는 없었다. 등록 후 문제가 생기면 법적 책임만 떠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약속 장소에서 만난 까미는 보호자를 향해 뒷발로 뛰며 매달렸다. 전 보호자는 홀가분해 보였다. 전날 시보호소에서 데려와 스파를 다녀왔다던 까미에게는 심한 냄새가 났다. 차에 타자 낑낑대며 창밖을 계속 바라보던 미니핀은 10분쯤 지나서야 조금 안정을 찾았다.
이 씨는 까미를 직접 임시보호 중이다. 두 달간 함께 지내며 지켜본 까미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까미는 이름을 부르며 옆에 앉으면 바로 배를 보일 만큼 애교가 많다. 밤에는 이불 속으로 들어와 새근새근 잠든다. 발 만지는 것을 싫어해 산책 후 달래가며 닦아주었지만, 매일 산책을 하며 이제는 가만히 발을 내준다.
'기다려'도 잘한다. 사료 그릇을 앞에 두고 기다리라고 말한 뒤 방을 나갔다가 3분이 지나 돌아와도, 허락 전까지는 밥을 먹지 않는다. '엎드려'도 곧잘 한다. 다만 이미 준 먹이를 억지로 빼앗으려 하면 화를 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차량 이동 시에는 안아서 타는 것보다 목줄과 카시트를 사용하는 편이 더 안정적이다.
현재 까미는 중성화 수술을 마쳤고, 예방접종은 5차까지 완료됐다. 두 번이나 버려진 까미는 지금, 사람 곁에서 다시 믿는 법을 배우고 있다.
까미 / 미니핀/ 암컷(중성화 완료)/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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