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봉 아내 대신 퇴사, 집안일 전담하자…시모 "내 아들이 뭐가 모자라서"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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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우리 아들이 뭐가 모자라서 집안일 하냐?"

전업주부 한다며 퇴직한 남편이 시어머니의 이 같은 말에 휘둘려 집안일을 소홀히 하고 취업 준비도 하지 않아 이혼이 고민된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 양나래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결혼 2년 차 30대 초반 여성 A 씨는 의도치 않게 일찍 임신한 상황에서 남편과 양육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A 씨는 "출산 후 양가 부모님께서 양육을 보조해 주시기엔 나이도 들고 못 키워준다고 하셨다. 그래서 부부 중 한 사람이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다"라고 밝혔다.

당시 부부의 상황은 이랬다. A 씨의 소득이 남편보다 훨씬 높았고, 세후 수령하는 금액도 150만 원 정도 더 많았다. 남편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집안일하고 아기 키우는 게 적성에 맞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부부는 남편이 퇴직하고 집안일과 육아를 하고, A 씨가 경제활동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렇게 부부는 각자 적성에 맞게 역할을 분담했는데, 문제는 시어머니였다. 어느 날 시어머니가 "우리 아들, 요즘 회사 생활하느라 힘들진 않니?"라고 묻자, 남편은 "내가 아내보다 돈도 못 벌고 집안일 하는 게 더 잘 맞아서 회사 그만뒀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남자가 집에 있으면 뭐가 되냐? 우리 아들 체면 깎이는 일 아니냐? 도대체 우리 아들이 뭐가 모자라서 집에서 살림하는지 모르겠다"고 화를 냈다고 한다.

A 씨는 "시어머니는 그 이후 매일 전화하고 주말마다 찾아왔다. '어디 하나 빠지는 거 없는 아들이 집 안에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일장 연설을 하고 짜증 냈다. 남편은 어머니께 항변하거나 말리기는커녕 그 말에 휘둘리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집에서 음식만 하니까 좀 우울한 것 같다"며 배달 음식을 시키기 시작했고, 빨래나 청소도 대충 했다고 한다. 참다못한 A 씨는 그럼 어머님 말대로 다시 취업해서 일하고, 보모 구해서 아이 양육을 하자. 빨리 이력서 넣어라"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남편은 "근데 내가 안 벌어도 당신이 돈 잘 벌지 않냐?"며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여전히 집안일에도 소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A 씨는 "이게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냐? 합의로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집안일을 전담하기로 했다"라며 "저는 출산하자마자 무리해서 복직했다. 답답한 상황에 또 이혼을 선택하자니 어린아이가 신경 쓰인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양 변호사는 "전후 사정에 대한 증거가 있으면 당연히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그냥 이 영상을 남편에게 보여줘라. 남편분 정신 차려라. 잘못된 거다"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A 씨가 이혼을 고민할 정도로 남편 행동이 잘못됐고, 이걸 개선하지 않으면 이혼할 거라고 확실하게 말해라. 지금은 남편이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