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에…정부, 전국 초고층 건물 전수 점검한다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홍콩 초고층 아파트 화재를 계기로 정부가 전국 초고층 건축물 대상으로 긴급 전수점검에 돌입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화재 취약요인을 점검하고 안전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 1일 소방청,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고층 아파트 화재 관련 안전대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홍콩 대형 화재를 계기로 국내 초고층 건축물의 화재안전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진행됐다. 정부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부처별 세부 대책을 마련해 조만간 확정 회의를 열 예정이다.

우선 소방청은 전국 초고층(50층 이상) 건축물과 준초고층(30층 이상) 건물 가운데 내화구조가 아닌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건물을 대상으로 전수점검을 시작한다.

행안부는 주요 취약 지역을 표본으로 선정해 합동점검에 참여하고, 국토부와 고용부, 산업부도 분야별 안전관리 실태를 함께 점검한다.

점검 기간은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이다. 정부는 긴급 점검이 필요한 초고층·준초고층 건물부터 신속히 점검하고, 나머지 건축물에 대해서도 6개월 이내 순차적으로 점검을 이어간다. 점검에서는 외장재 가연성 여부, 소방시설 관리상태, 시공 중 안전관리 체계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관계 법령에 따라 시정·보완명령이 내려져 기간 내 조치하도록 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0년 10월 발생한 울산 삼환아르누보 화재를 계기로부터 2021년 2월까지 4개월간 전국 고층건축물 4000여 곳을 대상으로 '화재안전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서울시도 홍콩 아파트 화재와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층건축물 화재안전관리 강화에 나섰다.

서울시는 30층 이상 건설현장 36곳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현장별 책임관을 지정해 월 1회 이상 관리 점검을 진행한다.

또 모든 초고층 건축물을 대상으로 반기마다 1회 민·관 합동훈련을 시행하고, 스프링클러 미설치 노후 아파트에는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주방자동소화장치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 측은 "고층건축물은 화재 시 대형 인명피해 위험이 크다"며 "현장 중심의 촘촘한 화재안전망으로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겠다"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