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도 백혈병 걸리면?"…20년 전 완치한 예비 며느리에 시모 '막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년 전 소아백혈병을 이겨낸 여성이 결혼을 앞두고 예비 시댁의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년 전 걸린 백혈병 때문에 결혼 반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20년 전 6살 때 소아백혈병 환자였다. 부모님의 헌신으로 완치돼 현재는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라며 "아팠던 기억과 경험이 있으니 몸 관리를 잘하고 있어서 지금은 아픈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혼을 허락받기 위해 남자 친구의 어머니를 만났다가 예상치 못한 반발을 겪었다.

A 씨는 만남 당시 남자 친구 어머니의 '어디 아픈 곳은 없냐'는 질문에 "건강 관리 잘하고 있어서 아픈 곳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어머니는 "아팠던 적이 있냐"고 질문했다. A 씨가 "6살 때 소아 백혈병 때문에 고생했는데 지금은 건강하다"고 솔직하게 말하자 돌연 결혼을 반대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결혼해서 아이 낳으면 손주도 너처럼 백혈병 가진 애 태어나는 거 아니냐? 네가 또다시 백혈병 걸리면 내 아들이 고생하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동시에 "네 부모는 뭘 먹여 키웠길래 애가 백혈병 걸리게 하냐?"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를 들은 A 씨는 "결혼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누리꾼들은 "애 낳아 길러본 사람들은 유전이 얼마나 강력한지 안다", "남친 어머니가 말을 심하게 한 건 맞는데 충분히 반대할 수 있다", "모든 병이 유전이 커서 그런다. 나는 부모 마음으로 이해된다. 우수한 유전 찾는 이유가 있다", "당연히 예비 시부모 입장에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애 감기라도 걸리면 평생 며느리 탓할 것", "반대할 수는 있는데 말을 저렇게 하는 집안과는 안 엮이는 게 낫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소아백혈병의 90% 이상은 유전과 무관한 '후천적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다운증후군 같은 명확한 유전성 기저질환 때문에 생기는 경우는 전체의 약 5% 이하로, 유전적 위험 요인은 환자 전체의 극소수에 해당한다.

치료 후 5년 이상 생존한 소아 백혈병 환자의 경우 20년 시점까지 전체생존율이 약 92%에 이르렀으며, 재발은 대체로 치료 직후 수년 내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장기간 완치 상태를 유지한 이후에는 재발 사례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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