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복귀는 기회' 개업 식당도…상인들 "고정 손님 기대"

"큰 변화 없을 것" 회의론 속 "건축 규제 강화" 우려 시각도
잦아질 집회·시위, 주민들에 '골머리'…상권엔 '잠재적 고객'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라본 청와대 모습. 2025.11.1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 대통령실이 12월 중순부터 청와대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청와대 인근 상인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전날(16일) 뉴스1 취재진과 만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의 일부 상인은 청와대 직원 등의 방문을 통한 고정적인 손님 확보로 매출 안정화를 기대했다.

청와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 씨(63)는 "(개방된 청와대 관광을 위한) 관람객들이 올 때는 토요일에 장사가 좀 됐지만 평일이나 장마일 때, 날이 너무 덥거나 추울 때는 장사가 잘 안되는 등 부침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경찰이나 청와대 직원들은 (방문이) 안정적"이라며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복귀를 기회로 보고 최근 식당을 개업한 상인도 있었다. 이금이 씨(63·여)는 "코로나 이후 청와대가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5~6개 정도 가게가 사라졌었다"면서 "청와대가 다시 이전한다고 하는데 가게가 많이 없어지다 보니 밥 먹을 곳도, 회식 장소도 없는 상황에서 이곳 가게가 비어 있어 한 달 전에 (식당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인근 골목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서 모 씨(70대·여) 역시 "두 명이 (운영)하는데 정해진 시간에 고정적으로 손님이 오게 되니, 그날그날 오는 손님 수나 재료 수량을 예상할 수 있게 될 것 같다"며 청와대 복귀가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16일 찾은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경찰관, 청와대 근무자 할인' 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2025.11.16 / 뉴스1 강서연 기자

반면 청와대로 복귀하더라도 매출이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상인들도 있었다. 이들은 청와대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사라지면서 줄어든 매출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청운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 씨(45)는 "청와대 개방 당시에는 지방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가게에 손님이 많았다"며 "대통령실이 들어오고, 직원들이 와도 예전보다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청와대에서 약 460m 떨어진 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나 모 씨(54·여)는 "관람객이 청와대를 찾을 때는 매출이 조금 올랐지만, 지금은 매출이 30% 이상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들어오면 건축물 수리나 발전에 대한 규제 또는 제한이 생겨 발전이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대통령실의 청와대 복귀로 인해 집회·시위가 많아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집회·시위 참가자를 잠재적 고객으로 인식하는 상인도 있었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주변 등지는 과거 청와대 시절 시민단체 등의 집회·시위 장소로 애용된 곳이다.

인근 상인은 "동네 주민 입장에서는 (집회·시위가) 우려스러울 수도 있지만 매출을 올려야 하는 상인 입장에서는 그들(집회·시위 참가자)도 어떻게 보면 잠재적인 수요"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다음 달 14일쯤 용산구에 있는 춘추관 등 일부 시설부터 청와대로 옮기기 시작, 대통령 집무실 등 시설 대부분에 대해 연내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통령 관저의 경우 내년 상반기 중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k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