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준비 부족' 지적에 단톡방 나간 수험생 엄마…모임장 "아들 이름 뺄게"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수험생 아들을 위해 기도 모임에 참여한 직장인 여성이 '기도 준비 부족' 지적을 받고 단체방을 조용히 나왔다가, 아들 이름이 기도 목록에서 삭제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난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수험생 아들을 둔 50대 직장인 A 씨는 천주교 기도 모임에 조용히 나갔다가 억울한 일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는 천주교지만 평소 성당에 잘 안 나가는 편이다. 그렇지만 아들을 위해 100일 기도 모임에 참여했다"라며 "대부분 전업주부라 평일 낮 모임이 많았고, 전 직장인이라서 자주 참석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하루는 연차 내고 모임에 갔다며 "오랜만이라 여러모로 서투른 점이 있었다. 그래도 겨우 끝내고 집에 왔는데 모임장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고 전했다.

모임장은 "다른 분들의 여러 불평, 불만을 들었다. A 씨가 기도 준비를 많이 안 해와서 모임에 방해됐으니 다음엔 더 신경 써서 준비해 와라"라고 당부했다.

이에 A 씨는 '알겠다'고 답장 보냈지만 위축돼 더 이상 모임에 나갈 자신이 없어져 결국 단체 대화방을 조용히 나왔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며칠 뒤 모임장에게 전화가 왔다고. 모임장은 "단체 대화방 언제 나가셨냐? 제가 그동안 자매님 이해하려고 노력해 봤는데 이건 아니죠. 이렇게 사람 무시해도 되는 거냐? 이제 우리도 원칙대로 기도 목록에서 아들 이름 빼겠다"고 화를 냈다.

A 씨는 "더 이상 모임에 나갈 자신이 없어서 조용히 나간 건데 이게 어떻게 무시한 거냐? 심지어 난 모임 회비까지 냈다"라며 "우리 아들한테도 분풀이하는 것 같아서 억울하고 황당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같은 학부모끼리 으쌰으쌰 해도 모자랄 판에 이게 맞는 거냐"고 속상해했다.

사연을 들은 손수호 변호사는 "좋은 마음으로 모인 곳이라 서로 위해줘야 하는데 A 씨가 기분 나쁘고 당황스러운 것도 공감된다"라면서도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단체 대화방에서 조용히 나간 건 티를 안 내고 나갔다는 건데, 그래도 같이 있었던 집단이면 나갈 때 얘기하고 나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