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포기 경위 놓고 법무-대검 진실공방…노만석 결국 사의표명(종합)
이진수, 국회서 "수사지휘권 아니라고 분명히 해" 반박
노만석 "차관이 선택지 제시"…법무장관 "의견표시일 뿐"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 경위와 관련해 이진수 법무부 차관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 간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양측 간 공방은 노 대행의 사의 표명으로까지 번졌다.
그러나 법무부의 항소포기 지시 의혹에 대한 논란이 말끔히 정리되지 않아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노 대행이 휴가를 사용하고 복귀한 12일 양측 간 진실 공방이 가열되는 모양새였다.
노 대행이 이 차관으로부터 '항소 포기' 선택지를 받고 수사지휘권이 발동될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 반면, 이 차관은 단지 '신중히 판단하라'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의견을 전했을 뿐 수사지휘권 행사는 아니었다고 반박하면서 공방이 지속됐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노 대행은 항소포기 사태 이후 대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차관으로부터 '항소 포기'를 전제로 선택지를 받았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 대행은 지난 10일 대검찰청 소속 과장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이 차관과 항소 여부를 논의했는데 이 차관으로부터 검찰 스스로 항소 포기하는 방안 등 몇 가지 선택지를 제시받고 결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노 대행의 이같은 발언은 대장동 개발비리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발동될 수 있다는 점이 유력하게 작용했다는 취지인 것으로 풀이됐다.
이는 노 대행이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법무부의 의견을 참고했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법무부 차원의 항소 포기 압박이 있었거나 노 대행이 항소에 반대하는 법무부의 눈치를 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와 달리 이 차관은 '신중히 판단하라'는 정 장관의 의견을 전달했을 뿐, 수사지휘권 행사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정 장관도 항소 여부에 대한 결정을 검찰이 하라는 취지였다고 재차 해명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대검에 항소 포기를 종용했는지 묻자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공문서에 의해 이뤄져야 되는 것"이라며 "그와 같은 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를 행사해서도 안 되고 저희가 그렇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노 대행에게 전화한 사실은 맞다"면서도 "이것이 사전 조율이고 협의 과정이며, 수사지휘권 행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장관이 항소 제기와 관련해 '신중 의견'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 한 차례 (노 대행에게) 전화했고 그 결과에 대해 대검 차장(노 대행)으로부터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성호) 장관의 의견을 전하면서 검찰에서 검토 후 결과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다음에 노 대행이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했고 항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지난 10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문답)에서 "이 차관 등에게 법무부 간부들로부터 대장동 사건을 세 차례 보고받고 '신중하게, 종합적으로 판단하라'는 의견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관해 이 차관은 "장관이 여러 차례라고 이야기한 것은 법무부 실무자들에게 (관련 보고를) 세 차례 받은 것"이라며 "대검에 전달된 것은 한 차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입장을 제시한 것과 관련, "제 의견표시"라면서 "판단의 책임과 결정을 본인(검찰)들이 지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국 판단의 주체가 검찰"이라며 "검찰에서 판단하고 권한이 있으니 그에 따른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본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모르지만, 제 취지는 그렇다"라고 말했다.
양측 간 진실공방은 결국 노 대행의 사의 표명으로 이어졌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금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노 대행은 항소 포기 결정을 두고 자신에 대한 책임론이 검찰 내부에서 불거지자 전날(11일) 하루 연가를 사용한 뒤 이날 오전 다시 출근했다. 노 대행은 칩거하며 자신의 거취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행은 이날 출근길에 사퇴론에 대한 입장 표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한 채 대검 청사로 들어가 거취에 대한 고심이 길어지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노 대행이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항소 포기 경위를 둘러싼 의혹을 두고 검찰 안팎에선 의구심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진통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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