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비밀로 해줘' 선배 부탁 들어줬다가 팀장한테 탄로…나만 혼나" 억울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지각한 선배의 부탁을 들어줬다가 불똥이 튀었다는 직장인이 억울함을 토로했다.
11일 JTBC '사건반장'에는 직장 생활 3년 차 30세 남성이 회사에서 겪은 난감한 일화가 전해졌다.
A 씨에 따르면 얼마 전 부서 팀장이 바뀌었다. 새로 온 팀장은 이전 팀장과 다르게 완전히 FM 정석 스타일이다. 시간 약속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지각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
며칠 전 A 씨는 회사 선배로부터 "늦잠을 자서 30분 정도 늦을 것 같다. 그저께도 지각해서 팀장님께 혼났으니까 비밀로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A 씨는 "그날은 아침 회의가 있는 날이라서 제가 선배 대신 급하게 회의를 진행했다. 그런데 갑자기 팀장님께서 선배가 안 보인다며 찾더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당황한 나머지 대충 둘러댔는데 회의실에서 나오는 길에 마침 들어오던 선배랑 딱 마주쳤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선배는 "설마 지금 오는 거야?"라는 팀장의 물음에 "오늘 길이 엄청 막히네요"라고 핑계를 댔다.
이에 팀장은 "그저께도 그러더니 말도 없이 또 지각한 거야?"라고 물었고, 선배는 "그래서 오늘 OO 씨한테 미리 말해놨다. OO 씨가 회의 진행한다고 하던데요"라고 했다.
그러자 불통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팀장은 A 씨를 향해 "당신이 팀장이야? 나한테 거짓말까지 하고 멋대로 지금 회의 진행을 해? 뭐 하는 짓이야?"라고 화를 냈다.
A 씨는 "그렇게 불똥이 갑자기 제게 튀었고 얄미운 선배는 그 틈을 타서 몰래 자리에 앉아서 업무를 보더라. 팀장님은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며 저를 잔뜩 혼내셨고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팀장님 눈치만 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작 지각한 선배는 저한테 미안하다는 한마디도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저는 선배 부탁을 들어드린 것뿐인데 왜 혼나야 하는 건지 억울하다. 저는 어떤 선택을 해야 했나"라고 물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너무 비겁하고 비열하고 치사한 것 같다. 책임 전가를 했다. 몰래 가서 앉으려다 팀장님과 마주쳤으면 '어쩔 수 없이 거짓말하게 됐다. 늦어서 죄송하다'고 얘기하고 나중에 A 씨한테 가서 사과해야 했다. 사과도 안 하고 끝까지 잡아뗀 건 참기 어렵고 가서 한마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단순히 감정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조직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주변에서 벌어진 일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참고 넘어가면 끝내 묻히기 쉽다. 대놓고 따지라는 건 아니고 정확하게 사실관계는 밝히는 게 본인을 위해 좋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선배라면 모름지기 문제가 있을 때 방패가 돼 주는 게 선배지 책임을 떠넘기는 건 선배 자격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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