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린 기운, 귀신 나올까 무서워"…부산 예술공원 조성, 주민 반발[영상]

일제강점기 시기에 약탈당했던 석조물 60여점 설치 예정

부산 이기대 해안 산책로 구간에 조정 예정인 설치물이 지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출처=KBS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부산시가 남구 이기대 일대에 추진 중인 '이기대 예술공원' 조성 사업을 두고 일부 주민들이 설치물의 외형과 분위기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1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올해 초부터 오륙도 해맞이공원과 이기대 해안 산책로 구간을 세계적 예술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옛돌스트리트' 구간을 만들고, 우리옛돌문화재단이 일본에서 환수해 기증한 석조 유물 60여 점을 배치했다.

무덤을 지키기 위해 세워진 '문인석'과 봉분 앞에 설치되는 석등인 '장명등', 마을을 지키는 '석장승', 관청이나 사찰에 불을 밝히는 '관솔등' 등 조선 시대 사대부 묘역이나 사찰·관청 등에 세워졌던 석조물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중 일부는 일제강점기 시기에 약탈당했던 것을 옛돌문화재단이 회수한 후 2001년 기부된 것이다.

하지만 인근 주민 일부는 "공원이 공동묘지처럼 변했다", "낮에도 분위기가 어둡다", "억눌린 기운이 느껴진다. 귀신이 나올 것 같다"는 의견을 내며 불만을 제기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아이들과 산책하기에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이어지자 부산시 관계자는 "일본에서 반환된 문화재를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 끝에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로 판단해 해당 지역을 선정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주민 의견을 추가로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7월15일과 지난 5일, 두 차례에 걸쳐 시민 설명회를 열었던 부산시는 조만간 공원 근처 주민을 위한 3차 설명회를 열어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 이기대 해안 산책로 구간에 조정 예정인 설치물이 지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출처=KBS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