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검사가 배 가른다고 말해" 논란에 대장동 검사 "있을 수 없는 일"
정일권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1부장검사, 내부망에 반박
법무장관 "상당히 충격적 증언…사건 계속되면 정치 문제 돼"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정일권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1부장검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남욱 변호사를 조사할 당시 '배를 가르겠다'고 협박했다는 법정 증언과 관련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공개 해명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앙지검 반부패1부 부부장으로서 의혹을 수사했던 정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최근 남욱의 법정 증언과 관련해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 부장검사는 "수사 및 공판과 관련된 일이고 중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갑자기 수사 과정을 호도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어서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지난 금요일(7일)에 정진상 피고인에 대한 재판에서 있었다는 남욱의 발언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제가 수사과정에서 남욱 본인이나 그 가족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말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실제 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 부장검사는 "하지만 일부 언론이나 외부에서 남욱의 일방적인 증언과 표현만 부각하며 '검사가 남욱의 배를 가르겠다고 했다'는 등의 취지로 보도하면서 사실관계가 왜곡되고 있고 금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님의 도어스테핑(약식 문답)에서까지 언급이 돼 오해를 바로잡고자 말씀드린다"고 했다.
앞서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해 질문한 취재진에게 "최종적으로 지난주 금요일 항소 마감 당일에 대검(대검찰청)이 일선 부서에서 항소하려고 한다고 했을 때 종합적으로 잘 판단해달라고 했다"며 "그날 오후 (민간업자) 남욱 씨가 '검사가 배를 가른다'고 했다는 상당히 충격적인 증언을 했는데 사건이 계속되면 오히려 더 정치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부장검사는 논란이 된 발언이 '병을 고치는 의사의 치료 과정'에 조사 과정을 비유한 내용이었다며 진술을 거부하는 남 변호사를 설득하려는 의도였을 뿐, 압력을 행사하려는 취지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정 부장검사는 "출석요구에 불응해 체포까지 된 남욱이 당시 녹취록 등 객관적 증거에 근거한 검사의 질문에 모두 진술을 거부하면서 조사에 응하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저는 수사팀 부부장으로서 남욱이 진술을 거부한다는 보고를 받고 조사 과정 등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실에 방문해 남욱에게 성실히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과정에서 저는 남욱에게 검사의 조사 과정을 '병을 고치는 의사의 치료 과정'에 비유하면서 꼭 필요한 환부만 신속하게 도려내는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환자가 어디가 아픈지 증상 등을 알려주면 의사는 정확히 진단해 환부에 국한한, 효율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며 "수사팀은 일체의 편견 없이 꼭 필요한 수사만 실체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니 조사에 응해 달라고 권했을 뿐, 남욱이 부당한 압력으로 느낄 만한 언행을 한 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비리 및 성남FC 의혹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제가 검사들한테 '배를 가르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도 있고, 환부만 도려낼 수도 있으니 네가 선택하라'고 했다. 이런 말까지 들으면 검사의 수사 방향을 따라가지 않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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