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앱으로 접근한 남성, '여성' 행세 후 성폭행 시도…피해자 수두룩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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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2년 전 중고거래 앱을 통해 알게 된 30대 남성과 전 여자친구 때문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다 최근에서야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됐다는 20대 여성의 제보가 전해졌다.

3일 JTBC '사건반장'에서 20대 여성 A 씨는 2023년 중고거래 앱에 "프린터기가 고장 나 출력해 주실 분이 있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때 한 사람이 "해주겠다"고 답글을 달았고, 연락처를 교환해 대화를 나누다 남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남성이 출력해서 집으로 갖다주겠다고 하자 부담스러웠던 A 씨는 "다른 분이 도와주기로 했다"는 핑계를 대고 만나지는 않았다.

대화가 끝나고 약 한 달 뒤 남성의 전 여자친구라는 사람에게 연락받았다. 남성이 단톡방 등에서 피해자를 성희롱하고 있는데 그걸 알고 있냐는 일종의 제보였다.

전 여자친구라는 인물은 "원한다면 성희롱에 대한 사과를 받게 도와주겠다"라고 제안했다.

결국 A 씨는 전 여자친구의 지시에 따라 남성의 나체 사과 영상을 받아냈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남성으로부터 "불법 촬영 피해 신고를 하겠다"는 협박을 받게 됐다.

순식간에 성희롱 피해자이자 불법 촬영 가해자가 된 A 씨에게 남성은 "만나서 해결하자"며 불러냈다. 그러고는 성폭행까지 시도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A 씨는 심적 고통을 견디면서 이 사실을 신고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3월 경찰로부터 이 남성과 전 여자친구라는 사람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듣게 되면서 큰 충격에 휩싸였다.

남성은 중고거래 앱을 통해 A 씨에게 접근한 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은 전 여자친구 행세를 하면서 "나도 걔한테 당한 게 많으니 우리 같이 복수하자"며 분노를 부추겼다. 이후 A 씨를 자신과 공범으로 만든 다음 공개적으로 협박했다.

남성은 "너한테 이성적 호감이 생겼다. 원래 신고를 하려고 했는데 널 보니까 마음이 편해져서 관계를 갖고 싶다. 관계를 가지면 신고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고, A 씨가 격렬하게 저항한 끝에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다.

A 씨는 성폭행당할 뻔했다는 사실과 본인이 범죄에 연루될 뻔했다는 것에 대한 정신적 충격과 죄책감을 느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은 같은 수법으로 여성 100여 명에게 연락했으며, 20~30명이 피해를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간, 협박, 청소년 보호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성 착취물 제작 등 10여 개의 혐의를 적용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반려됨에 따라 보완 수사 후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