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펜션 바가지' 논란…"수영장 이용 안 해도 5만원" 황당 요구

오후 10시 숙소 도착한 유튜버…미온수 수영장은 9시까지
유튜버, 숙소비 전액 환불 거절…"돈 때문 떼 쓴 거 아냐"

지난 26일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문화유적 곳곳에 야간 조명이 밝혀져 있다.2025.10.27/뉴스1 ⓒ News1 신성훈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포럼인 '2025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Summit(서밋)'이 29일 경북 경주에서 공식적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한 숙박업소의 '바가지요금'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6일 맛집 탐방 유튜브 채널 '둘시네아'는 '앱으로 숙소 예약하고 도착했는데, 현금 추가 결제 안 하면 입실 불가라네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유튜버는 경주에 도착한 뒤 오후 9시 44분에 앱을 통해 한 숙소를 예약했다. 15분 뒤 숙소에 도착해 입실하려고 했으나, 사장으로부터 "5만 원을 현금으로 추가 결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5만 원은 수영장 이용 비용이었다. 해당 숙소는 수영장 미온수를 필수로 이용해야 하는 곳이었다. 다만 미온수는 오후 9시까지만 유지된다.

이에 유튜버가 "지금 시간이 늦었고 수영장을 이용 안 할 거다. 잠만 자고 갈 거다"라고 하자, 사장은 "수영장을 이용하든 안 하든 5만 원은 무조건 추가 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튜버 측이 숙박을 취소하겠다고 하자, 사장은 "취소하고 알려달라"고 말했다. 이어 유튜버는 숙박 앱 상담원과 전화로 "사장님이 승인하면 취소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러나 사장은 "취소하라고 했지, 환불해 드린다고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숙소 사장 "환불 언급한 적 없다…수수료 떼면 남는 거 없어"

당시 상황 녹취록에서 사장은 "고객님이 '환불해 줄 수 있냐?'고 물어본 건 아니지 않느냐. 취소에 대해 물어보셔서 '취소하려면 직접 하셔야 된다'고 말씀드린 거다. 저는 환불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유튜버가 "취소를 말씀드리면 당연히 환불되는 줄 알았다"고 하자, 사장은 유튜버의 말을 끊고 "그거는 아니죠. 그냥 규정대로 하라는 거다. 어느 풀빌라를 가든 수영장 비용은 별도다. 어디를 가든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다른 손님들이 새벽에 와도 비용을 다 받는다"고 했다.

또 사장은 "저희가 '수영장 필수'라고 상당히 크게 써놨는데 고객님이 급하게 예약하시다 보니 잘 못 본 것 같다.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라고 적어 놨다"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유튜버의 책임으로 돌렸다.

유튜버가 "예를 들어 숙박비가 10만 원이면 수영장비 5만 원 추가해서 15만 원이라고 안 올려놓고 이렇게 혼동이 오게 했냐"고 지적하자, 사장은 "고객님도 플랫폼에 수수료를 떼지 않냐? 저희도 12%를 뗀다. 객실 가로 12% 떼는 것도 되게 큰데 수영장 비용까지 12%를 뗀다고 하면 저희는 남는 게 없다"고 답했다.

('둘시네아' 갈무리)

유튜버는 "숙소 방 종류 옆에 '수영장 미온수 필수'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추가 비용에 대해서는 기본 정보에서 확인해야 하고, 그것도 바로 보이는 게 아니라 '전체 보기'를 누른 뒤 제일 아래 하단 두 번째에 적혀있다"라며 "그러나 미온수 추가 비용 5만 원을 지불해도 오후 9시까지 유지라면 10시 이후에 도착한 우리가 왜 이 비용을 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선택 사항이 아니고 필수 사항이라면 왜 숙박비에 포함하지 않고 현장 결제를 해야 하냐"고 의아해했다.

이후 유튜버는 숙박 앱 상담원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했고, 결국 유튜버는 차로 50분을 이동해 다른 숙소에 머물렀다고 한다.

유튜버는 "다음 날 숙박 앱 측으로부터 전액 환불해 주겠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우리는 이를 거절했다"라며 "이 금액을 환불받으면 아무 일도 없던 게 돼버리고 마치 우리가 돈 때문에 떼쓴 사람처럼 돼 버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유튜버는 "작은 기본 정보들까지 확인 안 한 제 잘못도 있지만 침구 추가, 인원 추가처럼 선택 사항도 아니고 필수 사항인 현장 추가 요금은 더 눈에 띄는 곳에 써놔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면서 "아주 속상했다. 혹시 풀빌라 펜션 가실 분들은 기본 사항 꼼꼼히 확인해서 비슷한 일 겪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