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의혹' 런베뮤 20대 직원 부친 "면접 사진이 영정사진 돼" 울분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직원 정효원 씨(26)가 입사한 지 14개월 만인 지난 7월 과로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고인의 아버지가 아들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데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고인의 아버지 정모 씨는 28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아들의 장례 절차를 준비하면서 또다시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버지 정 씨는 아들이 인천점 오픈을 위해 회사 숙소로 떠나던 날이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밝히며 "일이 바빠 자주 못 오고 집에 잠깐 들르는 날이 있었는데 그때도 만나지 못했다"며 슬퍼했다.

그는 "장례식장에 그 영정사진을 제가 태웠다. 내가 참 마음 아픈 게 우리 아들 사회생활 (시작) 할 때 면접하러 간다고 사진 찍은 게 있다. 그걸 저한테 '아빠 이거 아빠가 한 장 가지고 있어요' 이러더라. 지갑에다 넣고 있다가 영정사진 할 게 없어서 그게 영정사진이 된 거다. 그게 영정사진이 될 줄 몰랐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효원 씨의 동료들은 너무나 성실하고 착한 직원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 그가 없었으면 그 새로운 매장 열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같이 숙소에서 지내던 사람 세 명이 있는데 원래 제 아들이 매일 아침에 최고 일찍 일어나서 샤워했다더라. 근데 안 나오길래 왜 안 나오지? 하고 깨워보려고 방에 들어가니까 몸이 굳어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119가 와서 보니까 사망했다고. 걔(동료)한테 물어봤더니 그날 일을 늦게까지 하고 12시 넘어서 집에 와서 치킨하고 맥주를 시켜서 먹는데 우리 아들이 그랬대요. 난 피곤해서 못 먹겠다 하고서 치킨도 하나도 안 먹고 그냥 맥주 한 모금만 먹고 방에 딱 들어갔대요. 그러다가 그냥 방에 들어가서 그렇게 된 거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유족은 효원 씨가 신규 지점 개업 준비와 운영 업무를 병행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끝에 과로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스케줄표와 카카오톡 대화 내역으로 추정한 결과 고인은 사망하기 직전 일주일 동안 주 80시간을 근무했다. 유족 측 노무사는 정 씨가 사망 전날 거의 먹지도 못하고 15시간 동안 일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키 180㎝, 몸무게 78kg의 건강한 체격이었으며 2023년 2년 전에 받은 건강검진에서도 의심 질환 같은 건 딱히 발견되지 않았다. 국과수 부검에서도 사인으로 단정할 만한 질병이나 손상 혹은 중독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과로사 의혹에 대해 브랜드 운영사 LBM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주 80시간 근무'는 사실이 아니다"며 "고인의 사망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근태관리와 근로환경을 전면 재점검했다.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43.5시간이며 유족에게 관련 자료를 모두 제공했다. 향후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