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며 헐떡이는데도 손발 묶인 채"…하니 약혼자 양재웅 檢 송치[영상]
부천 신경정신과 입원 환자, 강박 조치 중 사망 의혹
유족 "엄중 처벌해 달라" 주장…수만 명 서명 운동도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방송인 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웅 씨가 운영하던 정신과 병원에서 환자가 격리·강박 조치 중 숨진 사건과 관련해, 양 씨를 포함한 의료진 12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환자가 강박 조치를 당하고 방치됐다는 유족 측의 주장이 수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7일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양 씨와 의료진 등 12명을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양 씨 등은 지난해 5월 27일 경기 부천의 한 정신과 병원에서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한 환자 A 씨(30대·여)에게 적절한 의료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입원 17일 만에 사망했으며, 유족은 입원 중 부당한 격리·강박 조치가 있었고 의료진이 상태 악화를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A 씨의 주치의는 지난 20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돼 검찰로 넘겨졌다. 경찰은 올해 4월 양 씨의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벌였으며, 의료분쟁조정위원회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사건 당시 A 씨는 새벽 3시 30분경 양 씨가 대표원장으로 있던 병원 내 격리병실에서 숨졌다. 그는 사망 전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지만, 오히려 손발과 가슴이 묶이는 강박 조치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과수 부검 결과 '가성 장폐색' 등이 사망 원인이었다. '가성 장폐색' 이란 장운동이 멈춰 음식물이 쌓이며 통증·구토·변비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유족 측은 "병원 측이 환자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다"며 유기치사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의료진 6명을 고소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3월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지시 및 방조 의혹으로 양 씨 등 5명에 대한 수사를 대검찰청에 의뢰한 바 있다. 또한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돼 수만 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양 씨는 당시 사고 두 달이 지나서야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를 통해 "병원장으로서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고인과 유족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 사건으로 그는 출연 중이던 방송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했고, 결혼을 앞두고 교제 중이던 EXID 출신 배우 하니와의 결혼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양 씨의 약혼녀 하니는 지난 7월 MBN '오은영 스테이'에 출연해 "살다 보면 내 뜻대로 안 되는 일들이 생기더라.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반복되면서, 그냥 흘러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간접적으로 자신의 심경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를 비롯한 34개 정신건강 단체는 27일 부천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부당한 격리와 결박으로 인한 사망 사건에 대해 책임자 전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한다. 양재웅 씨 등을 구속해 엄정하게 처벌 해달라"고 밝혔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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