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혁 軍검찰단장, 해병특검 8차 소환…'구명로비' 이종호 조사중(종합)

특검, 박정훈 항명죄 수사·기소 관련 사실관계 추가 확인
8월 구속된 이종호, 김건희 통한 구명 청탁 의혹 참고인 조사

김동혁 국방부검찰단장(육군 준장·직무배제)이 10일 서울 서초구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에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10.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 항명 혐의 수사와 기소를 지휘한 김동혁 국방부검찰단장(육군 준장·직무배제)이 10일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8차 피의자 조사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 5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김 단장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순직사건 수사기록을 회수했나', '국방부조사본부의 재검토 과정에 외압 행사한 의혹 인정하나', '박 대령 수사 결정에 대통령실 지시가 있었나' 등 취재진 질문에 "특검에서 성실히 다 소명하겠다"는 답만 반복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날 국방부검찰단(이하 군검찰)의 박 대령 수사·기소 과정에 관여한 인물 등에게 확보한 진술을 바탕으로 김 단장에게 사실관계를 교차검증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2023년 8월 2일 오후 2시 40분쯤 회의를 열고 박 대령을 집단항명수괴로 입건하고 경북경찰청으로 넘어간 순직사건 수사기록을 회수할 것을 지시했다.

같은날 오후 7시쯤 경북청에 도착한 군검찰수사관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기록인계서'만 작성해 순직사건 수사기록을 회수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 측에 항명 사건과 관련해 기록을 회수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검찰은 같은해 8월 13일 박 대령의 죄명을 '항명죄'로 바꾸고 14일과 28일 각각 체포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당했다. 또 8월 30일 박 대령의 구속영장도 청구했으나 이마저도 기각됐다.

특검팀은 최근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조사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경찰로 넘어간 순직사건 수사기록 회수와 박 대령 처벌에 관심을 보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박 대령 수사를 맡은 염보현 군검사는 자신의 의지대로 박 대령을 수사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의 진술을 토대로 군검찰의 박 대령을 입건해 수사한 배경에 윤 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2025.8.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처음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 8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의해 구속된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특검 사무실로 호송됐다.

이 전 대표 등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구성원들은 해병대원 순직사건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은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로비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단체대화방에는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호종 씨, 사업가 최택용 씨, 경찰 최 모 씨 등이 참여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활용해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이 전 대표를 비롯해 멋쟁해병 대화방 구성원을 압수수색하고 송 씨와 최택용 씨, 이관형 씨 등을 불러 조사했다.

정민영 순직해병특검팀 특별검사보는 "특검은 그동안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참여자를 포함해 이 전 대표를 통한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해 왔다"면서 "앞선 수사내용을 토대로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의 관계 및 구명로비 의혹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을 통한 구명 로비 의혹은 지난해 6월 박 대령의 법률대리인인 김규현 변호사의 공익 제보로 알려졌다.

<뉴스1>이 확보한 이 전 대표와 김 변호사의 2023년 8월 9일 통화 녹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김 변호사에게 "임 전 사단장이 사표 낸다고 송호종 씨에게 전화가 왔다'며 "이 ×× 사표 낸다고 그래서 내가 못 하게 했거든.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원래 그거 별 3개 달아주려고 했던 거잖아"라면서 "내년쯤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이라며 군 장성 인사 개편과 임 전 사단장의 승진 문제까지 거론했다.

반면 임 전 사단장은 이 전 대표와 일면식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