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혁 軍검찰단장, 해병특검 8차 소환…'구명로비' 이종호 조사중(종합)
특검, 박정훈 항명죄 수사·기소 관련 사실관계 추가 확인
8월 구속된 이종호, 김건희 통한 구명 청탁 의혹 참고인 조사
-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 항명 혐의 수사와 기소를 지휘한 김동혁 국방부검찰단장(육군 준장·직무배제)이 10일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8차 피의자 조사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 5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김 단장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순직사건 수사기록을 회수했나', '국방부조사본부의 재검토 과정에 외압 행사한 의혹 인정하나', '박 대령 수사 결정에 대통령실 지시가 있었나' 등 취재진 질문에 "특검에서 성실히 다 소명하겠다"는 답만 반복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날 국방부검찰단(이하 군검찰)의 박 대령 수사·기소 과정에 관여한 인물 등에게 확보한 진술을 바탕으로 김 단장에게 사실관계를 교차검증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2023년 8월 2일 오후 2시 40분쯤 회의를 열고 박 대령을 집단항명수괴로 입건하고 경북경찰청으로 넘어간 순직사건 수사기록을 회수할 것을 지시했다.
같은날 오후 7시쯤 경북청에 도착한 군검찰수사관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기록인계서'만 작성해 순직사건 수사기록을 회수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 측에 항명 사건과 관련해 기록을 회수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검찰은 같은해 8월 13일 박 대령의 죄명을 '항명죄'로 바꾸고 14일과 28일 각각 체포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당했다. 또 8월 30일 박 대령의 구속영장도 청구했으나 이마저도 기각됐다.
특검팀은 최근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조사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경찰로 넘어간 순직사건 수사기록 회수와 박 대령 처벌에 관심을 보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박 대령 수사를 맡은 염보현 군검사는 자신의 의지대로 박 대령을 수사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의 진술을 토대로 군검찰의 박 대령을 입건해 수사한 배경에 윤 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처음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 8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의해 구속된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특검 사무실로 호송됐다.
이 전 대표 등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구성원들은 해병대원 순직사건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은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로비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단체대화방에는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호종 씨, 사업가 최택용 씨, 경찰 최 모 씨 등이 참여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활용해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이 전 대표를 비롯해 멋쟁해병 대화방 구성원을 압수수색하고 송 씨와 최택용 씨, 이관형 씨 등을 불러 조사했다.
정민영 순직해병특검팀 특별검사보는 "특검은 그동안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참여자를 포함해 이 전 대표를 통한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해 왔다"면서 "앞선 수사내용을 토대로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의 관계 및 구명로비 의혹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을 통한 구명 로비 의혹은 지난해 6월 박 대령의 법률대리인인 김규현 변호사의 공익 제보로 알려졌다.
<뉴스1>이 확보한 이 전 대표와 김 변호사의 2023년 8월 9일 통화 녹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김 변호사에게 "임 전 사단장이 사표 낸다고 송호종 씨에게 전화가 왔다'며 "이 ×× 사표 낸다고 그래서 내가 못 하게 했거든.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원래 그거 별 3개 달아주려고 했던 거잖아"라면서 "내년쯤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이라며 군 장성 인사 개편과 임 전 사단장의 승진 문제까지 거론했다.
반면 임 전 사단장은 이 전 대표와 일면식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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