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부치 선언 27주년…정의연 "극우 다카이치 총리 유력, 우려스러워"
정의연,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 선출 후 첫 정기 수요시위
일본인 학생 "다카이치, 오부치 총리처럼 과오·만행 인정해야"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김대중·오부치 선언 27주년인 8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일본 총리 취임이 유력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에게 사죄와 배상 책임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정의연은 이날 낮 12시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1721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일본에서 자민당 총재선거를 통해 다카이치 총재가 선출된 후 열린 첫 집회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다카이치 사나에라는 매우 극우적인 인사가 (자민당) 총재가 됐고 곧 일본 총리가 될 것 같다.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2006년 아베 내각이 들어선 이후로 일본군 성노예제에 대한 왜곡, 부정이 가속화했다"고 짚었다. 다카이치 총재가 일본에서 '여자 아베'라는 평가를 받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사무총장은 "다시 한번 새롭게 일본 총리에게 분명히 밝힌다"며 "피해자들이 살아 계실 때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연대발언자로 나선 일본인 대학생 가타야마 도모키는 "오늘은 27년 전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발표된 날이다. 법적 책임이 빠졌고 모호하다는 한계가 있지만 일본의 가해자 책임과 후대에 대한 교육을 인정했다"라며 "다카이치 정부도 일본의 과오와 만행을 인정하고 올바른 역사 교육을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소극적 외교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집회 참여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 함께한 한일 정상회담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고 과거를 직시하자 했으나 역사정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외교적 요구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다카이치 총재는 내주 국회 총리 지명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다. 야스쿠니 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 온 그는 2022년 극우 단체 '야스쿠니 신사 숭경봉찬회'가 주관한 심포지엄에서 한국에 대해 "우리가 어정쩡하게 하니까 상대가 기어오른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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