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밥 먹고 푹 쉬고파요"…기대 부푼 추석 황금연휴 귀성길
고향에 가져갈 선물 한아름 든 시민들…KTX 여전히 예매 전쟁
- 권준언 기자,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유채연 기자 = 추석 연휴 전날인 2일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은 고향으로 향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시민들은 최장 10일 연휴를 즐기려는 기대로 부푼 모습이었다. 귀성길 교통수단의 표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시민도 있었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서울역에서 만난 회사원 김 모 씨(43·여) 가족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김 씨는 "시댁이 부산이라 내려가는 중"이라며 취소 표를 겨우 구해 다섯 가족이 한 기차에 탈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부산으로 향하는 회사원 정 모 씨(28·여)는 "가을이라 날씨도 좋고, 평소 일상에선 단풍 구경할 시간이 없는데, 이번에 단풍 구경 겸 등산을 하려고 한다"며 "연휴가 길어 집에서 좀 쉬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박 모 씨(25·여)는 본가가 있는 대전으로 향했다. 박 씨는 "오랜만에 내려가니까 엄마 밥도 먹고 푹 쉬고 싶다"며 "남자 친구가 지금 대전에 있어서 장거리 커플인데, 이제 내려가서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서초구에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대합실 의자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있었다. 명절을 맞아 고향에 가져갈 선물인 듯, 시민들은 제각각 커다란 상자나 쇼핑백, 배낭, 트렁크 등을 챙긴 모습이었다.
70대 여성 최 모 씨는 딸을 만나러 충남 태안으로 간다고 했다. 최 씨는 딸에게 줄 음식들을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 왔다. 그는 "추석과 설날, 1년에 두 번 딸을 보러 간다"며 "딸이 장사를 하기 때문에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순민 씨(68·여)는 충남 당진에서 일하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조 씨는 "아들을 자주 못 본다. 그래서 꼭 보고 싶다"며 "아들이 고기를 좋아해서 좀 사 간다"고 전했다.
광주행 버스 승강장 앞에서 만난 20대 회사원 이 모 씨는 금색 보자기로 싼 과일 상자 등 선물을 한 아름 안고 있었다. 이 씨는 "사촌들을 오랜만에 볼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명절 잔소리'를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서울역에서 만난 회사원 구 모 씨(32·여)는 "(부모님이) 볼 때마다 결혼하라고 잔소리해서 잘 안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하고는 부산행 열차 승강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달 한때 예매 사이트의 접속 불능으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았던 KTX의 경우 여전히 예매 전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 부산행 KTX의 경우 입석까지 매진 상태였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선 전남행 버스 대부분이 매진이었다.
서울역에서 만난 한 남성은 "KTX가 없대서 무궁화호 입석을 끊었다"고 말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임 모 씨(62)는 전북 전주행 KTX 표를 구하지 못해 버스를 타고 장시간 이동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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