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반려견 병간호…"하루 4번 병원 가는 길 행복했어요"
심장병 말기 약물 치료로 수개월 간 생명 연장
더케어동물의료센터 김예원 원장, 사명감 감동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여름이가 많이 아파서 3월에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병간호를 하게 됐어요. 약을 먹이기 위해 하루 4번씩 병원에 다녔지만 여름이가 제 옆에서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반려견 보호자 A 씨에게 여름이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삶의 중심이었다. 공장단지를 떠돌다 구조된 포메라니안 여름이는 두 살 무렵 가족이 됐다. 여름이는 안타깝게도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았다. 이후 심장병까지 생겨 험난한 치료 여정을 함께했다.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고 있다.
여름이는 심장병 초기 단계인 B1에서 시작했다. 호흡곤란, 기침, 기력저하 등 증상을 보였다. 병은 급격히 진행돼 이첨판 폐쇄부전 말기 D단계에 이르렀다. 폐수종이 와서 심장 수술도 어려웠다.
여름이는 구리 24시 더케어동물의료센터에 입원해 산소 공급, 이뇨제 처방 등 처치를 받았다. 퇴원 이후에는 내복약을 통한 관리를 하게 됐다.
상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약 복용 횟수는 하루 두 번에서 네 번으로 늘었다. 고용량 약과 신약까지 사용해 가며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A 씨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여름이 곁을 지켰다. 하루 네 차례 병원을 찾아 약 복용을 돕는 생활을 이어갔다.
치료 과정에서 가장 큰 버팀목은 더케어동물의료센터 김예원 원장이었다. A 씨는 "여름이는 원장님에게 첫 번째 고용량 내복약 치료 환자가 됐다"며 "사명감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헌신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원장은 일반적인 처치로는 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약과 다양한 약 조합을 시도하며 여름이에게 최적의 맞춤 치료를 이어갔다. A 씨는 "다른 수의사를 만났다면 이렇게 오래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예원 원장님의 역량과 결단력 덕분에 여름이가 여러 차례 고비를 넘겼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은 입원 시에도 보호자의 질문을 미리 파악해 준비했다. 여러 차례 위험한 순간마다 책임감 있는 대응을 보여줬다. A 씨는 "더케어동물의료센터처럼 보호자와의 소통이 원활한 의료진을 찾은 것은 행운"이라며 깊은 신뢰감을 보였다.
김예원 원장은 "여름이는 지금까지 진료 본 모든 아이들을 통틀어 가장 안 좋고 상당히 심각했다"며 "회복 가능성은 거의 없어 당장 사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지만 최선을 다해서 관리하는 보호자님 덕분에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름이와 함께하며 보호자의 삶도 달라졌다. 여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 상처를 치유 받았다. 계절의 변화를 함께 느끼며 산책로를 걸었다. 낯선 이들과의 대화도 가능해졌다.
A 씨는 여름이를 응원해 준 주변 사람들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여름이를 응원하고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보호자들은 공감해 줬다"며 "여름이가 보여준 희망 덕분에 나도 용기를 얻었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경험을 하는 다른 강아지와 고양이 보호자들에게는 담당 주치의를 신뢰할 것을 당부했다.
A 씨는 "반려견과 반려묘 보호자들이 (온라인 카페 등에서) 자신의 아이 상태를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남이 뭐라고 하든 그것은 그 아이의 상태지, 내 아이의 상태가 아니다"라며 "케이스가 다르니까 믿을 수 있는 수의사를 찾아 상담을 하고 그 얘기를 듣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무지개다리를 눈앞에 둔 여름이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겁쟁이인 줄 알았는데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긴 용감한 아가야. 다음에는 사람으로 환생해서 아프지 말고 맛있는 거 많이 먹으면서 살아가길 바란다. 여름이가 남겨준 추억만으로도 나는 평생 살아갈 힘을 얻었어. 함께 해줘서 고마워. 사랑해."[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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