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혼인신고 잘사는데…시모, 만날 때마다 '결혼식 하라' 압박"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결혼식을 생략하고 혼인신고 후 3년째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여성이 결혼식을 압박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 후 3년째 살고 있는 아들 부부에게 결혼식을 하라고 압박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고민이라는 사연이 전해졌다.

30대 중반 여성 A 씨는 2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저는 남편과 7년 연애하고 3년 전 혼인신고 후 함께 살고 있다. 저와 남편 모두 결혼에 대한 로망이 딱히 없어서 결혼식은 안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혼사진도 지인을 통해 간단하게 찍었고 결혼반지도 소소하게 했다. 워낙 오래 연애해 양가 부모님께서도 처음에 혼인신고 한다고 했을 때 별말 없이 '너희끼리 잘 살아라'라고 했다. 지금까지 부모님들께 돈 한 푼 받지 않고 신혼집을 꾸려서 3년간 잘 지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시어머니는 볼 때마다 "늦게나마 결혼식을 하라"고 압박한다.

A 씨는 "저는 위에 오빠가 있는데 오빠가 이미 결혼해서 저희 부모님은 결혼식에 대한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다. 그런데 남편은 첫째이고 남동생과 열 살 터울이라서 동생이 결혼하려면 좀 멀었다"고 말했다.

지난 설날부터 결혼식 얘기를 하시는 시어머니에게 A 씨는 "지금 이직한 지 얼마 안 돼서 결혼식 준비하기가 벅차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날 때마다 "이제는 회사에 적응하지 않았나. 남의 자식들 결혼식 갈 때마다 억울하다"고 한다.

A 씨는 "저와 남편 둘 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남들 앞에 서는 것도 정말 싫어한다. 이미 친구들도 저희가 결혼한 걸 다 아는데 굳이 축의금 받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부담되기도 한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다가올 추석에 시어머니께서 또 결혼식 얘기를 꺼내실 텐데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었다.

손수호 변호사는 "결혼을 누가 하는 거냐. 물론 전통적인 정서상 가족과 가족 간의 집안 사이의 일이라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세상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이제는 당사자의 의사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저도 당사자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스몰웨딩을 하는 경우도 있다. 존중한다. 그런데 아내가 결혼식을 안 하려는 이유가 살짝 이해가 안 된다. 부부가 다 내향적이라서 사람들 앞에 서지 않고 싶다고 하는데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며 반대 의견을 드러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