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의 아픔 보듬는 것이 최우선"…경찰 2차가해 전담팀 출범
최관석 2차가해 전담팀장 인터뷰…"관련 범죄 엄정 대응"
출범 2주만에 행방묘연한 피의자 검거…"끝까지 추적할 것"
- 박동해 기자, 송송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송송이 기자
"무엇보다 유가족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아픔을 보듬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최근 경찰청에 신설된 '재난·재해 2차가해 수사 전담팀' 팀장을 맡은 최관석 팀장(총경)은 '범죄 수사'도 중요하지만 팀의 존재 이유 중 하나는 유가족들의 '회복'에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달부터 '2차가해 범죄 종합대응계획'을 시행하기로 했다. 뉴스1은 지난 16일 전담팀을 이끌게 된 최 팀장을 만나 수사의 방향성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들었다.
먼저 최 팀장은 "2차가해 범죄 대응을 위해 신설된 부서의 첫 팀장을 맡은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2차가해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 및 정책 제도 개선을 통해 예방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담팀이 가장 시급하게 대면해야 할 과제에 대해 "수사도 중요하지만 유가족과의 정례적인 소통을 통해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실제 유족들이 전담팀 구성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경찰청 2차가해 전담팀은 본청 19명, 시도경찰청 87명 등 총 100여 명 규모로 꾸려졌다. 본청 전담팀은 수사지휘계와 수사대로 분리돼 운영된다. 지휘계는 정책·제도 수립과 수사지휘를 맡고, 수사대는 참사 유족 대상 모욕·명예훼손·개인정보 유출 등 2차가해 사건을 직접 수사한다. 특히 본청에는 변호사 출신 인력이 배치돼 시도청의 사건을 꼼꼼히 검토·지휘할 수 있도록 했다.
최 팀장은 재난·재해에 대한 2차가해가 엄중히 처벌받아야 할 범죄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명예훼손, 모욕, 개인정보 유출 등 2차가해 범죄 중 고의적이고 악질적인 표현이나 반복적 범행은 비난 가능성이 큰 범죄 유형으로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며 "끝까지 추적해 검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전담팀은 최근 제주항공 참사 유족을 향해 온라인에 모욕적 글을 게시한 피의자를 검거했다. 지난 1월 13일 국민신문고에 신고된 사건이었으나 소재 파악이 어려워 검거가 지연됐다가, 전담팀 출범 2주 만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붙잡은 것이다.
이처럼 최 팀장은 전담팀 상설화로 전국적 컨트롤타워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2차가해팀 수사를 제약하는 제도적 한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재난 관련 일반법인 재난안전법에 2차가해 규정이나 처벌 규정이 없고, 정보통신망법상 모욕죄나 사자 모욕죄가 없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팀장은 마지막으로 "유가족분들을 만나면 계속 너무 고맙다고 말씀하신다"며 "대화 창구 역할을 위해 우리 수사대 직원들이 시간을 많이 할애하겠다. 유가족이 얘기하고 싶을 때 얘기해서 아픔을 표현하면 우리가 들어주고 보듬어 드리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4일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희생자와 피해자를 조롱·모욕하는 온라인 게시글 71건을 수집해 2차가해 전담수사팀에 우편 제출했다. 전담팀은 관련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potgu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