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대신 남편 간 이식 해줬는데 여전히 '남의 편'…시누이는 간병비 먹튀"

(클립아트 코리아)
(클립아트 코리아)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큰마음 먹고 남편에게 간이식 해줬으나 여전히 '남의 편' 같이 행동하는 모습에 속상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3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60대 여성 A 씨는 40년 전 결혼한 남편이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남편이 결혼 전 신혼집 보증금을 마련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친정에서 해줬고, 살림살이나 예단도 친정에서 해줬다"라며 "남편 시댁에 음식을 바리바리 싸 들고 찾아갔을 땐 시부모와 시누이가 두 번이나 제 인사를 무시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남편한테 어이없다는 식으로 말하니까 '여기선 쳐다보는 게 인사야'라고 하더라. 제가 가져간 음식은 시댁 식구들이 맛있게 먹으면서도 저한테 같이 먹자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시누이는 예단 금액을 듣더니 '애걔 겨우 그뿐이냐?'며 면박도 줬다"고 토로했다.

급기야 결혼식 당일 시어머니는 A 씨에게 볼펜과 메모지를 건네며 "계좌번호 적어라. 이제 너희도 생활비 보태야지"라고 요구했다. A 씨는 "시어머니한테 실반지 하나 못 받았는데, 못 해준 게 미안해서 돈이라도 주는 줄 알았더니 생활비를 요구했다"고 황당해했다.

하지만 시댁보다 남편이 더 골칫덩어리였다고 한다. A 씨는 "말 그대로 '남의 편'이었다. 굉장히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더라"라며 "먹고 싶은 과자나 음식이 있으면 선반에 숨겨두고 혼자 먹거나 제가 친구 만나러 나가면 집에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고 일화를 전했다.

이혼까지 갈 뻔한 상황도 있었다고. 남편의 친한 친구들과 부부 동반 여행을 갔다며 "남편 친구가 저한테 술 따르라면서 추근대고, 제 목덜미도 꼬집었다. 제가 '뭐 하는 짓이냐?'고 소리치자, 남편은 되레 '분위기 좋은데 왜 깨냐?'고 핀잔을 줬다. 결국 이혼 얘기까지 오갔는데 남편이 이 친구와 절교하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시모, 결혼식 날 생활비 요구…시누이와 싸워도 남편은 방관만"

그러다 몇 년 전 남편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고,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가족인 시댁 식구들은 "내 몸도 성치 않다. 너희 딸한테 받아라"라며 간 이식을 거절했다.

A 씨는 "우리 부부에게 늦둥이 딸이 있는데 30대 미혼이다. 몸이 좀 약하다. 차마 딸한테 간 이식을 해달라고 말하기 어려웠다"라며 "딸은 지켜야 한다는 마음과 남편이 밉지만 오래 산 정이 있어서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제가 이식해 주기로 했다. 남편은 제가 이식해 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면서 감동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간 공여자였던 A 씨가 먼저 퇴원한 뒤 남편의 퇴원을 기다렸다. A 씨는 "제가 남편을 간병하기 버거워 시누이에게 부탁했고 5일간 간병비로 80만 원을 줬다"고 부연했다.

이 과정에서 시누이가 "왜 또 빈손으로 왔냐", "환자보다 간호하는 사람이 더 힘들다", "80만 원 너무 적은 것 같다"며 불평을 늘어놓다가 A 씨와 말다툼하게 됐다. 급기야 시누이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A 씨의 팔을 잡아끌면서 병실 밖으로 내쫓기도 했다.

A 씨는 "그 순간에도 남편은 옆에서 빤히 지켜보면서 무가당 과자만 먹더라. 시누이가 '나 이제 병간호 안 할래' 하면서 나가는데도 남편은 잘 가라고만 하더라"라며 "남편한테 '왜 내 편 안 들어줬냐. 너무하다'라고 하니까 자기도 아파서 다툼에 끼어들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남편이 퇴원하고도 병원 지시에 따라 꼬박꼬박 영양식도 해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남편 얼굴 볼 때마다 화가 나서 결국 집을 나와 딸과 함께 살고 있다. 남편은 '별일도 아닌데 날 버리고 가냐'면서 적반하장"이라고 답답해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아내가 생명의 은인인데 최소한의 양심이 있으면 저러면 안 된다. 간 떼어준 사람도 환자다. 아내도 같이 아픈데 시누이랑 싸울 때 지켜만 보고 있는 게 말이 되냐. 법적으로 이혼 사유다, 아니다를 떠나서 이 사연을 법정에 들고 가면 판사도 법 따지기 전에 남편한테 너무하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