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그림 공천 청탁' 김상민 전 검사, 구속 뒤 첫 조사 출석
김상민 측 "김건희 오빠 대신 구매"…25일 김 여사 조사 예정
'삼부·웰바이오텍' 주가조작 관련 이기훈도 소환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이우환 그림'을 김건희 여사 측에 건네고 공천을 청탁한 혐의로 구속된 김상민 전 검사가 23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소환조사에 출석했다.
구속 상태인 김 전 검사가 탑승한 호송차가 이날 오전 9시 56분쯤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이번 조사는 김 전 검사가 지난 18일 구속된 후 첫 소환조사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1억2000만 원에 현금 구매해 김 여사 오빠 김진우 씨에게 건네고 지난해 22대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김 전 검사는 총선 출마를 준비하며 이른바 '존버킴' 또는 '코인왕'으로 불리는 박 모 씨 측으로부터 선거용 차량 대납비를 받았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 김 전 검사로부터 그림을 받은 대가로 그의 총선 공천과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임명에 도움을 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지난해 총선에서 탈락(컷오프)해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같은 해 8월 국정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다만 김 전 검사 측은 진우 씨의 요청으로 돈을 받아 그림을 대신 구입했을 뿐 청탁 대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김 여사에게 언제, 무슨 방식으로 그림이 전달됐는지 특정되지 않았고 직무 관련성도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특검팀은 그림이 진우 씨의 장모 주거지에서 발견됐지만 진우 씨를 거쳐 김 여사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그림의 '수수자'로 특정된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당초 특검팀은 김 여사를 수수자로만 특정했는데, 법률 검토 끝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특가법상 뇌물 혐의는 수수액이 3000만 원 이상일 때 가중 처벌을 위해 적용된다.
김 전 검사에게 적용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경우 공직자 또는 학교 임직원과 언론사 임직원에게만 처벌이 적용되도록 규정돼 있어 공직자의 배우자인 영부인 신분은 수수 혐의 피의자로 입건될 수 없다.
추후 김 전 검사의 혐의가 김 여사와 동일한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바뀌어 의율될 가능성도 있다.
이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은 오는 25일 김 여사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 여사 측은 조사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부토건·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구속 수사를 받는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도 이날 오전 10시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회장을 맡은 웰바이오텍이 삼부토건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각종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주가 급등 수혜를 입었다. 당시 포럼에 참여했던 웰바이오텍도 삼부토건과 비슷한 시기에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기업으로 분류돼 주가가 치솟았다.
특검팀은 웰바이오텍이 주가가 급등할 무렵 전환사채(CB) 발행과 매각을 통해 수백억 원의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같은 의혹과 관련해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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