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유족 "해경청장 '폭로한 동료들 불이익 없게' 약속해 놓고 사의라니…"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준 뒤 30여분간 홀로 바다에서 사투를 벌이다 순직한 고(故) 이재석 경사의 유족은 사고 당시 이해할 수 없었던 상황을 폭로한 이 경사 동료들이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며 보호를 요청했다.

이 경사의 사촌 형인 김민욱 씨는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 "지난 11일 사고 소식에 '재석이가 왜 혼자 출동 했는지' '같이 나간 동료는 없었는지' '그 새벽에 인명구조 하러 나가는데 혼자 보내는 게 맞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김 씨는 "해경 측에 구조 영상 자료, 출동 관련 매뉴얼 등을 요청했지만 '알겠다' '준비 중이다'라는 말만 하다가 이틀 만에 가져온 자료는 달랑 열두 줄로 된 시차별 조치 사항뿐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경 측에서 진실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고인의 동료들의 폭로에 대해 김 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 거기에서 동료 4명을 만났다. 그들은 울면서 '죄송하다'며 '이렇게 혼자 나간 적은 없었다. 혼자 나갈 수가 없었다. 10년을 일했지만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저희한테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료들 이야기를 듣고 '우리끼리만 알면 무슨 무서운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언론에 알리자. 진실을 터뜨리자'고 했다"며 "이러한 점을 확인받고 저희는 김용진 해경청장에게 면담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청장 면담 때 '기자회견 하는 것을 허락 해달라'고 요청, 답을 듣고 기자회견에 나간 동료 4명은 지금 많은 질타와 악성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 소개한 뒤 "김 청장의 '오해를 풀고 불이익이 안 가도록 보살펴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기자회견을 통해 진실을 알렸는데 사의를 표명한다? 그 약속이 없어지는 것 같아 너무 두렵다"며 진실 규명과 고인의 동료들을 보호해 달라고 외쳤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