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前해병사령관, 해병특검 3차 소환…박진희 前보좌관 재소환

김계환, 해병대예비역연대 항의 받아 일시 철수하기도
박진희, 수사외압·조사본부 재검토 개입 관련 2차 조사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9.1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12일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의 3차 피의자 조사에 출석했다.

그간 특검 조사에서 사실상 진술을 거부해 온 김 전 사령관이 입을 열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9시 54분 피의자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으나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에게 둘러싸여 항의를 받은 끝에 돌아갔다.

오전 10시 6분 다시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를 알면서 왜 모른다고 했느냐', '박정훈 대령의 재판에서 대통령 격노가 없었다고 위증한 것을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조사실로 향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모해위증 혐의를 받는 김 전 사령관은 지난 7월 7일과 17일 두 차례 피의자 조사와 같은달 22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김 전 사령관은 해병대수사단장인 박 대령에게 'VIP(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를 알린 인물이자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일련의 수사 외압 과정에서 여러 지시 사항을 전달한 '통로' 역할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에게 초동수사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고는 김 전 사령관에게 순직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 등을 지시했다.

이후 김 전 사령관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등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혐의자 축소 요구를 받았고, 박 대령으로부터 수사기록 수정 시 직권남용의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함께 받았다.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의 항명 혐의 1심 재판에 출석해 대통령 격노를 부정하는 진술을 한 혐의(모해위증)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2달여 동안 국방부와 해병대사령부 관계자들 조사에서 확보한 진술 내용을 토대로 김 전 사령관에게 수사외압 의혹 전반의 재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9.1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한편 특검팀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직권남용, 모해위증 혐의를 받는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육군 소장)을 다시 소환했다.

박 전 보좌관은 이날 오전 9시 8분 전투복 차림으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그는 '순직사건 혐의자 줄이라고 압박했나'라는 질문에 "특검에서 잘 말하겠다"고 답한 뒤 조사실로 이동했다.

박 전 보좌관은 2023년 7월 3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결과 보고를 받는 자리에 동석한 이후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 수사에 이르기까지 수사외압 의혹 전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같은해 8월 국방부조사본부에서 순직사건 수사결과를 재검토할 때 조사본부 고위 관계자에게 직접 연락해 이 전 장관이 요구한 수사기록 수정 사항을 직접 전달하고 박 대령의 항명 혐의 재판에 출석해 위증한 혐의도 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