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사본부장에게 보이스피싱 전화…"당신도 피해자 될 수 있다"
피해액 1조 돌파 예측에…경찰 대대적인 홍보활동 강화
범죄 수범 진화하며 '셀프감금'도 빈번…알아야 예방한다
-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최근 보이스피싱의 유형이 정교해지고 그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경찰이 피해 예방을 위한 홍보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국민적 관심을 끌기 위해 범죄 피해 예방 영상 5편을 제작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이번 홍보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를 "짜여진 각본의 주인공이 되지 마세요"로 정했다. 보이스피싱이 치밀하게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는 만큼 시민들이 그 각본 속 피해자가 돼선 안 된다는 취지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영상 중 1편은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직접 출연해 검사를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는 상황을 연출했다. 누구나 언제든 보이스피싱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이외 4개의 영상에는 보이스피싱 사례들을 재현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의 핵심 수단이 된 '악성앱'이 어떻게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는지 경각심을 줄 수 있는 상황들이 표현됐다.
경찰은 공식 유튜브 채널뿐만 아니라 TV 공익광고·영화관·지하철 주요 역사 등을 통해 한 달간 영상을 송출하고 관계기관·금융사·통신사 등과 협업해 전방위적인 홍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찰이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최근 들어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액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4472억 원이었던 피해액은 지난해 8545억 원까지 증가했으며 올해는 7월까지 7766억 원을 기록해 연말에는 1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중 금융감독원·검사 등을 사칭하는 기관사칭형 범죄가 전체 피해액의 75%(5857억 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건당 피해액도 7554만 원을 기록하며 고액화되고 있다.
범죄 수법도 점차 지능화되고 있다. 과거 단순히 공공기관을 사칭해 돈을 요구했던 것과 달리 최근엔 개인정보 유출 등을 언급해 신뢰를 쌓은 뒤 피해자를 미리 짜놓은 덫으로 유인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범죄 조직들은 조작된 사이트와 문서로 실제 범죄 연루를 확신하게 만들고 반성문 작성이나 정시 보고를 강요하면서 피해자를 심리적 지배하에 두고 금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수단은 악성앱이다. 범죄 조직들은 피해자들에게 악성앱을 설치하게 한 뒤, 통화 가로채기, 휴대전화 정보 탈취, 백신 삭제, 카메라·위치·마이크 기능 장악을 통해 모든 연락을 차단하고 자신들의 지시만 따르게 한다.
특히 최근에는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완전히 지배해 모텔 등 숙박시설에 홀로 고립시켜 '셀프 감금'하게 한 뒤 돈을 탈취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범죄 유형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박 본부장은 "보이스피싱은 더 이상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대를 위협하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이라며 실질적인 피해 예방이 체감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홍보를 진행하는 한편, 금융통신권과 긴밀히 협력해 보이스피싱 범죄 척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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