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유모차 끌며 "미안해요"…폭염 속 할머니 차 태워준 청년에 '눈물'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20대 청년이 폭염 속 폐지 줍는 할머니를 차에 태워 고물상까지 데려다주는 영상이 훈훈함을 안기고 있다.
온라인에서 생선 가게를 운영하는 20대 청년 김지원 씨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길 가던 할머니를 울렸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길에서 우연히 폐지 줍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 덕분에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된 하루였다. 착한 일은 언제나 즐겁다"는 글을 남겼다.
영상에서 트럭을 몰던 김 씨는 유모차에 폐지를 한가득 싣고 걸어가는 할머니를 발견하고선 "할머니~" 하고 불렀다. 그러자 할머니는 "네~ 미안해요"라며 사과부터 했다.
김 씨는 할머니의 폐지를 자신의 트럭에 옮겨 담은 뒤, 할머니를 트럭 조수석에 태웠다. 그러자 할머니는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네"라며 고마워했다. 이어 할머니는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서 그런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 씨는 고물상까지 할머니를 모신 뒤 직접 폐지를 전달했다. 이날 할머니가 모은 폐짓값은 단돈 1900원. 모아온 양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금액이었다.
그런데도 할머니는 "엄청 많이 벌었다"라면서 웃었다. 이에 김 씨는 할머니를 멈춰 세운 뒤 "제가 생선 장사를 한다. 이거 갖다 먹어라"라며 냉동 포장된 생선을 줬다.
할머니가 "이걸 다? 두 개만 줘"라고 하자, 김 씨는 "두 개만 줄게" 하면서 생선 6마리가 담긴 두 팩을 건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할머니는 웃으면서 "고마워요. 감사해요.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했다. 김 씨는 "할머니 항상 파이팅"이라며 할머니와 하이파이브를 한 뒤 자리를 떠났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요즘 보기 드문 따뜻하고 선한 청년이 있다니. 할머님께 먼저 손 내미는 용기와 따스함에 많이 배우고 간다", "젊은 사람이 지나치지 않고 마음 써주는 게 고맙다", "할머니 불렀을 뿐인데 '미안해요' 부터 나오네. 사람들이 얼마나 뭐라고 했으면", "아이고 저렇게 한가득인데 1900원이라고?", "힘들다고 투정 부리다가 한 대 제대로 맞은 기분이다. 너무 부끄럽다. 할머니께서 부디 오래 건강하시길 바란다", "부모님이 누구시냐. 너무 바르게 잘 컸다", "눈물 난다. 이런 마음들로 가득한 대한민국 되길", "저분들 돈 좀 많이 드렸으면 좋겠다. 폐지 수거해가시면서 청소해 주시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저분들 없었으면 길바닥 폐지로 난리 날 듯" 등 반응을 보였다.
이후 김 씨는 "정말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셔서 어안이 벙벙하다. 우연히 할머니를 만나 많은 분께 평생 받을 응원을 다 받은 것 같다"라며 "할머니께 도움 드린 게 아니라 제가 도움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릴 적부터 할머니 손에 자라서 그런가 어르신들 보면 우리 할머니가 생각난다. 다들 길 가다가 어르신들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해 줘라. 정말 좋아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sb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