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기획자 김건희'에서 최초의 특검 출석 前 영부인 불명예
2012년 12살 연상 尹과 결혼…검찰총장 오르며 함께 주목받아
尹 2년 11개월 영부인 행보 구설수 이어져…'황제 조사' 논란도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김건희 여사가 전직 영부인 최초로 수사기관에 공개 소환된 인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김 여사는 2017년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대표로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전시기획자로서 마크 로스코, 르 코르뷔지에 등 현대 미술 거장 작품전이 흥행하며 각종 인터뷰에 출연했다.
김 여사가 문화예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할 당시는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의 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할 시기였다.
윤 전 대통령은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신분이었던 2013년 10월 국정감사장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항명 파동과 관련해 자신을 지휘한 상관이었던 중앙지검장에게 반기를 들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해 '스타 검사'로 떠올랐다. 이후 그는 문재인 정부의 첫 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다.
김 여사와 코바나컨텐츠는 남편의 명성에 따라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고속 승진을 거듭한 윤 전 대통령이 2019년 7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김 여사는 아내로서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2012년 3월 결혼했다.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 중수1과장인 윤 전 대통령은 51세, 김 여사는 39세였다.
김 여사는 1972년 고(故) 김광섭씨와 어머니 최은순 씨 사이 2남 2녀 중 둘째 딸로 태어났다. 개명 전 이름은 김명신이다.
김 씨가 1987년 작고한 뒤 모친인 최 씨가 숙박업을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졌다고 한다.
김 여사는 서울 명일여고를 졸업한 뒤 경기대에서 회화학을 전공했다. 이외에도 김 여사는 1999년 숙명여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 석사,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대학원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 박사 학위를 땄지만 최근 각각 논문 표절과 입학 자격 미충족을 이유로 취소됐다.
2012년에는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과 경영전문석사도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일가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 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이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정치권과 가까워지면서 김 여사에 대한 의혹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 여사가 경력으로 내세웠던 전시회들에 대한 기업들의 '뇌물성 협찬 의혹'이 일었다.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21년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정계에 본격 진출하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새로운 의혹들이 고개를 들었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김 여사가 그동안 출강하거나 재직했던 대학과 기업에 제출했던 이력서상 경력들이 허위이거나 확인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경력들은 사실보다 부풀려졌다는 논란도 일었다.
국민적 질타가 이어지자 김 여사는 같은 해 12월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했다.
2022년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되며 김 여사는 의혹들을 해소하지 못한 채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이 재직하는 2년 11개월의 기간 구설수에 오르는 상황에선 잠시 노출을 삼가면서도 꾸준히 영부인로서의 대외 활동을 이어갔다.
각종 범죄 의혹과 해외 순방 때 '명품 쇼핑' 등 행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돼 정치권 안팎에서 활동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김 여사는 국민 앞에 계속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김 여사가 자신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당시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한 것과 180도 다른 태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정관계에선 김 여사가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V 0'(브이 제로·'VIP 0')라고 회자되기도 했다. 대통령을 뜻하는 'V1'보다 우선이라는 의미다. '윤건희 정부'라는 말도 돌았다.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3차례 통과시켰지만, 윤 전 대통령이 모두 거부하며 김 여사는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전담으로 수사하던 검찰 수사팀을 대통령경호처로 불러 조사를 받으면서 '황제 조사'라는 비판도 받았다.
수사를 피해오던 김 여사는 지난 4월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파면 선고를 받으며 물러나게 되자 결국 이날 특검 수사 칼끝이 향한 포토라인 앞에 서게 됐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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