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에 한 번 씻던 중1 딸, 5개월간 샤워 안 해…'안 씻을 권리 있다'고"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씻지 않는 중학생 딸 때문에 고민이라는 부모의 사연에 이목이 쏠린다.

5일 JTBC '사건반장'에서 중학교 1학년 딸을 둔 40대 주부 A 씨는 "땀이 쏟아지는 무더위 속에 도통 씻지 않는 딸 때문에 고민이다"라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딸은 원래도 열흘에 한 번씩 샤워하던 아이였는데 작년 11월에 안 씻는 사람들의 기네스북 영상을 보더니 "더러운 게 멋있어 보인다"며 안 씻기 시작했다.

그러다 올해 3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겨우 사정해 한 번 샤워하고선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여태 안 씻고 있다.

A 씨는 "딸이 워낙 마르고 땀이 안 나는 체질이긴 한데 본인이 별로 찝찝하지 않은가 보다. 옷은 제가 매일 빨아주는데 속옷도 열흘에 한 번씩 갈아입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수를 잔뜩 뿌려서 몸에서 나는 냄새를 가린다지만 방에서 딸과 함께 자는 저는 냄새 때문에 너무 고역스럽다. 심지어 자고 일어나면 침대에 때가 한가득 쌓여 있어 제가 매일 하나씩 한 올씩 주워서 치운다"라고 털어놨다.

A 씨가 "제발 좀 씻어라. 노숙자도 아니고 그게 뭐냐"고 뭐라고 하면 딸은 "안 씻는 게 개성이다. 엄마가 더러워하는 게 재밌다"며 깔깔 웃었다.

이어 "그나마 다행인 건 세수나 양치, 머리는 매일 감는다. 그리고 먹는 거에 깔끔은 또 엄청 떨어서 남들 침 닿은 거 싫다며 국이나 반찬은 따로 덜어 먹는다. 남편은 그런 딸을 보면서 결벽증 있는 것보단 낫지 않냐며 그냥 놔두는데 '나도 안 씻을 권리가 있다'며 당당하게 구는 딸이 답답하기만 하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물었다.

양지열 변호사는 "어머님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같이 지내는 엄마 아빠 생각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그냥 웃고 넘길 수가 없는 거로 들린다. 아이가 왜 이러고 있는지에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것 같다. 아이가 티는 안 내지만 가벼운 우울증 증상이 있는 건 아닐까 부모님이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종합 심리 검사를 받아보면 원인을 파악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