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남편 닮았어"…BJ에 1000만원 후원한 엄마, 그 집 식당서 서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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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지난 5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BJ에 푹 빠진 엄마 때문에 고민이라며 A 씨가 사연을 전했다.

A 씨는 "제가 5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당시 나이 서른이던 어머니가 어린 남매를 홀로 키우셨다"며 "그게 너무 안 돼 보였는지 외할머니는 엄마가 마흔 되던 해에 '내가 이제 손주 돌볼 테니까 너는 재혼해'라며 강제로 맞선까지 주선하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내 아이들 버리고 그렇게는 못 한다"며 홀로 A 씨 남매를 키워 결혼까지 시켰다. 현재는 국가에서 나오는 연금과 A 씨 남매가 주는 용돈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그렇게 평생을 혼자 살았던 어머니한테 취미가 생겼다고 한다. A 씨는 "최근 엄마 집에 놀러 갔는데 TV에서 유튜브 영상이 나오더라. 40세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며 "엄마가 화면을 가리키며 '네 아빠랑 진짜 똑 닮지 않았니? 어쩜 목소리도 똑같다'며 연신 감탄했다. 처음 보는 유튜버였고 구독자 수도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엄마가 좋아하시는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가 이 사람과 실시간으로 대화도 나눠보고 싶다고 하셔서 생방송 채널에 직접 가입시켜 드리고,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 방법도 알려드렸다"라며 "어느 날 여동생한테 다급하게 전화가 왔다. 집에 가 보니 엄마와 여동생이 싸우고 있었는데, 그 이유인즉슨 엄마가 유튜브에서 본 남자한테 무려 1000만 원이 넘는 후원금을 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A 씨는 "이 남성은 유튜브보다 인터넷 생방송 채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면서 후원금을 유도하는 BJ였다. 여동생이 엄마 계좌를 정리하다가 이걸 알게 돼 싸운 것"이라며 "60대 엄마는 직접 공부해 후원금을 쐈다. 엄마한테 이러지 말라고 했지만, 엄마는 그 남자를 보호하기 바빴다"고 씁쓸해했다.

어머니는 "이 남자 정말 좋은 사람인데 집안이 가난해서 동생들 공부시키려고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을 못했다더라. 이제야 노래하면서 살만한 거다"라며 후원금을 계속 보냈다.

참다못한 A 씨가 BJ에게 직접 연락해 사정을 설명했지만, BJ는 "환불은 못 해 드린다. 방송 차단도 어렵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

그날 이후 어머니의 비밀스러운 외출이 부쩍 늘었고, 급기야 한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고 바쁘게 일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A 씨가 식당에 들어가 "엄마 왜 여기서 몰래 일하냐?"고 묻자, 엄마는 깜짝 놀랐고 그 뒤에서 문제의 BJ가 등장했다.

알고 보니 어머니는 본업이 식당 사장인 BJ를 만나려 몰래 외출한 것이었고, 이 식당에서 무급으로 일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BJ님이 빚내서 어렵게 음식점 차렸는데 돈이 없어 직원도 고용 못 한다길래 내가 도와주는 거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왜 말리냐?"고 되레 화냈다.

또 어머니는 "남들은 평생 해외여행 다니며 1000만 원도 훨씬 넘게 썼을 건데 난 BJ 후원금에 이 정도도 쓰면 안 되냐?"고 주장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BJ는 "어머니 의사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냐? 시급 잘 챙겨드리겠다"고 거들었다.

박지훈 변호사는 "어머니가 판단하고 결정한 거라 후원금을 돌려받긴 어렵다. 본인이 좋아서 가게에서 봉사하는 거라 이것도 법적인 문제로 보기 쉽지 않다"며 "어머니를 법적으로 설득하지 말고 다른 BJ를 추천한다든지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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