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순찰차 뜨니 "급해서 그랬다"…버스전용차로 미준수 운전자들 변명

경찰, 경부고속도로~서울 시내 구간 승차 정원 미준수 차량 합동단속
"배 속 아이까지 6명" 비협조적 운전자도…5대 교통반칙 근절 단속 지속

31일 오전 서울경찰청 도시고속순찰대 최원조 경사가 버스전용차로 미준수 차량 운전자를 단속하는 모습.2025.07.31/뉴스1 ⓒ 뉴스1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위잉~"

31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기흥 요금소에서 서울로 향하는 도로 위 암행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렸다. 50m 전방에서 2차선을 주행하던 회색 승용차가 버스전용차로로 차선을 바꾸자 신속히 단속에 나선 것이다.

암행 순찰차를 운행하던 서울경찰청 도시고속순찰대 소속 최원조 경사는 이내 마이크를 들었다. "○○○○ 차량, 차량 속도 줄이시고 우측으로 붙어주세요."

조수석의 김형곤 경감은 경광봉으로 주변 차량에 양해를 구해 갓길 안전지대로 단속 차량을 이동시켰다. 이어 순찰차 2대가 단속 차량 앞뒤로 붙었다.

최 경사가 단속 차량의 창문을 두드리자 30대 운전자 A 씨가 창문을 열었다.

최 경사가 "버스전용차로로 주행하셨기에 단속하겠습니다. 범칙금 6만 원에 벌점 30점 부과하겠습니다"라고 하자, A 씨는 면허증을 제시하며 고개를 숙였다. A 씨는 "10시에 판교에서 회의가 있어 차선 변경을 했다"며 "잘못인 것은 알고 있었다.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서울경찰청·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전 경부고속도로부터 서울 시내까지(한남대교 남단~안성나들목) 운영 중인 버스전용차로에서 승차 정원을 준수하지 않고 주행하는 차량 등에 대해 합동단속에 나섰다.

단속엔 경기남부청 소속 교통경찰관 27명과 암행·일반 순찰차 16대 등이 투입됐다.

이날 약 1시간의 동행취재 동안 취재진이 탑승한 암행순찰차는 총 3명의 전용차로 미준수 운전자를 단속·적발했다. 이날 합동 단속 중엔 총 67명(승차 정원 미준수 60건·차종 위반 7건)이 적발됐다.

단속 대상은 승차 정원을 준수하지 않고 버스전용차로를 주행하거나, 버스전용차로 운행 차종이 아닌 차량이 주행하는 경우였다. 이를 위반한 운전자는 범칙금(승용자동차 6만 원·승합자동차 7만 원)과 30점의 벌점이 부과된다. 40점 이상의 벌점이 누적되면 면허 정지 대상이다.

31일 오전 버스전용차로 미준수로 적발된 차량이 갓길 안전지대에 정차해 있는 모습.2025.07.31/뉴스1 ⓒ 뉴스1 권준언 기자

적발된 운전자들은 모두 '잘못인 건 알지만 급해서 위반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2명의 탑승 인원으로 버스전용차로를 주행하다 적발된 B 씨(50대)는 "은행 업무가 있어 급하게 가려고 했다"며 "앞으로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단속된 또 다른 운전자 C 씨(60대)는 "경북 봉화에서 서울로 치과 진료를 보러 가는 중이었다"며 "하면 안 되는 건 알지만 급해서 그랬다. 죄송하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단속에 비협조적인 경우도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최 경사는 "위반에도 불구하고 '함정 단속'이라며 억울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5명이 탑승해서 단속했는데, 배 속에 아이가 있어서 6명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김 경감은 "여름 휴가철 정체가 많아 불편을 시민들이 감수하고 있다"며 "'나 혼자 편하게 가겠다'는 얌체족들을 단속하는 등 예방 순찰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일부터 집중 단속에 나서 총 1082건의 버스전용차로 위반 차량을 단속했다. 이는 전년 7월(488건)보다 62%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2020년 1만 5116건에서 2024년 8992건으로 4년 사이 적발 건수가 25.6% 감소하는 등 단속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도 △버스전용차로 위반을 비롯해 △새치기 유턴 △꼬리물기 △끼어들기 △비긴급 상황에서의 구급차 이용 등 5대 교통반칙을 근절하기 위해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한창훈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5대 교통반칙 행위 중 하나인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위반에 대해 법규 위반 분위기를 근절하고 안전한 고속도로 환경의 조성을 위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홍보와 함께 연말까지 지속해서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