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놀이터 인기인데…배설물 안 치우고 물림 사고 빈발
주말 시간당 이용자 175명…관리 필요성 높아져
서울시, 인증시스템 도입·상습 위반자 출입 거부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시 내 반려견 놀이터에 갔다가 흥분한 대형견 한 마리가 우리 강아지를 보고 강하게 짖고 물려고 해서 진땀을 흘렸어요. 시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믿고 갔는데 안전이 담보됐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에 방문했던 A씨는 놀란 마음에 강아지 커뮤니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서울시도 반려견 놀이터에 물림·교상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자 출입인증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출입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가 관리하는 반려견 놀이터는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마포구 월드컵공원, 동작구 보라매공원, 서초구 매헌시민의숲 등 4곳이다.
반려견 놀이터는 반려견이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도록 일정한 공간에 울타리를 둘러 만든 시설로, 동물보호 조례에 따라 운영할 수 있다. 현재 현장에 배치된 인력이 견주와 반려견이 입장할 때 '동물등록칩'을 확인하고 간단한 이용 규칙을 설명한 뒤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목줄 없이 다수의 반려견이 뛰어노는 반려견 놀이터 특성상, 부주의로 인한 물림교상 사고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특히 현장근무자가 퇴근한 뒤 자율로 운영되는 시간인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는 각종 운영 수칙 위반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반 사례는 이중문을 잠그지 않아 반려견이 탈출해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배설물을 처리하지 않고 쓰레기를 투척하고 가는 등 다양하다.
현장 근무자가 있더라도 주말의 경우 동시간대 이용자가 시간당 최고 175명에 달해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시는 운영 수칙 준수를 유도하기 위해 이용자가 실명 인증을 하고 반려견 놀이터에 출입할 수 있도록 출입인증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보호자와 반려동물에 대한 출입자 정보를 관리하고, 이용수칙 상습 위반자에 대해선 출입 거부 등 조처를 할 예정이다.
현재 동작구, 은평구 등 자치구에서 운영 중인 반려동물 놀이터에서는 이미 출입인증시스템을 활발히 도입하고 있으며 운영수칙 위반 사례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달부터 올해 12월까지 반려견 놀이터에 QR리딩 기기와 QR발급 절차를 안내하는 배너를 설치해 실명을 인증한 후 출입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시범 운영을 먼저 추진한다.
이어 내년 1월부터는 출입인증시스템과 연동되는 자동 개폐 장치를 설치해 인증 정보가 확인된 이용자에 대해서만 출입을 허용하고, 상습위반자는 출입 제한을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반려견 놀이터의 예산 사정상 관리인을 야간 시간대까지 배치하는 데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운영 시간을 축소하면 다른 선량한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어 출입인증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며 "반려견 놀이터의 이용 수칙을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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