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임신했는데 부모님이 결혼 반대…아이 지우고 1년 뒤 결혼하고 싶다"

ⓒ News1 DB
ⓒ News1 DB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여자 친구가 임신했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고민이라는 30대 후반 남성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여친 임신했는데 부모님의 결혼 반대,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후반 공무원인 A 씨는 "부모님은 엄하고 자식에게 통제가 심한 분들이고, 아직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며 "항상 혼전 임신하면 축복이라 생각하고 결혼하려고 했는데 막상 이렇게 되니까 말이 안 나오고 겁난다"고 말문을 열었다.

A 씨의 여자 친구는 3살 연하로, 교제한 지 반년 됐다고 한다. 그는 "여자 친구가 특정 지역 출신인 것과 학벌 때문에 부모님이 너무 반대한다. 나도 말이 안 되는 거 알지만 부모님이랑 말이 안 통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여자 친구는 피임에 철저했는데 내가 긴가민가하며 실수한 날에 임신했더라. 임신을 늦게 알아서 8주 차라 빨리 얘기해야 하는데 도저히 부모님께 말을 못 하겠다"고 했다.

이 와중에 여자 친구는 빨리 부모님께 얘기하고 결혼식 날짜를 잡자고 A 씨를 부추긴다고. 하지만 A 씨는 여자 친구에게 '부모님이 반대한다'는 말을 꺼내기 어렵다고 한다.

A 씨는 "부모님께 결혼하고 싶다고 하니까 무조건 1년 이상 만나보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여자 친구를 비하한다. 지금 상태로는 애 생겼다고 하면 어머니가 충격으로 쓰러지고, 애 지우라고 할 것 같아서 허락받을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괴로워서 이번엔 아이 지우고 1년만 더 사귀고 부모님과 자연스럽게 사이가 좋아지면, 모두가 좋은 상태로 결혼하고 싶은데 너무 내 욕심인가? 이 얘기는 여자 친구한테 도저히 못 하겠다"고 털어놨다.

누리꾼들은 "30대 후반인데 여친 임신했는데 엄마 쓰러질까 봐 말 못 한다고? XX이냐", "30대 후반에 이러고 있네. 가정 꾸릴 정신적 독립이 덜 됐다", "결혼은 네가 하는 거지 부모님이 하는 게 아니다. 고등학생이냐?" 등 공분했다.

이에 A 씨는 "이 상태로 가면 여자 친구도 임신했는데 너무 상처받고, 부모님이 어떤 태세로 나올지 몰라서 정상적으로 결혼은 물론 출산도 불가능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결혼 반대에 상처받는 건 안 되고 낙태는 괜찮냐", "한심하다. 결국 부모님 핑계 대고 있지만 네가 책임질 용기가 없는 거다", "여친이랑 헤어지고 앞으로 누구와도 결혼할 생각 꿈도 꾸지 말아라. 30대 후반이나 돼서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질 줄도 모르고 부모한테 끌려다니는 거 보면 어떤 여자랑 결혼해도 결혼 생활 파탄 나겠다" 등 댓글을 남겼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