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강남 고층빌딩 투신 시도…경찰·소방·구청 등 팔 걷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강남역 일대 고층빌딩에서 투신 시도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소방, 구청 등 유관기관과 합동 대응하기 위해 26일 범죄예방대응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강남역 일대 고층빌딩에서 투신 시도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소방, 구청 등 유관기관과 합동 대응하기 위해 26일 범죄예방대응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강남역 일대 고층빌딩에서 투신 시도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소방, 구청 등 유관기관과 합동 대응하기 위해 범죄예방대응 전략회의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강남경찰서,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와 강남구청 건축과, 강남보건소, 강남소방서, 강남구 건축사회 등 기관이 참여해 고층빌딩 투신 시도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주요 예방 대책 중 하나로 옥상에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자동개폐장치는 소방 시설과 연동돼있어 평상시에는 문이 닫힌 상태로 있다 화재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문을 연다. 비상문이 항상 열려있어 투신시도 장소로 옥상이 활용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이 장치는 2021년 4월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옥상 출입문에 설치하도록 의무화 됐지만,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설치돼있지 않아 사각지대로 방치돼왔다.

이날 강남구청 건축과 측은 "구청에서는 법 시행일 이전 사용승인된 건축물의 소유자에게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도록 지난 4일 협조 요청했다"며 "각종 점검 시 건축물 소유자에게 장치를 설치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구 보건소 측은 "자살 충동을 심리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중"이라며 "개선이 시급한 고층건물을 선별해 장치 설치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남소방서는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권고하는 내용의 서한문을 구청·경찰·소방 공동명의로 작성하고 이를 1672개소의 강남구 건축주에게 발송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또 강남구 건축사회 측은 "자동개폐장치의 설치 필요성에 대해 건축주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강남역 고층빌딩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건물 비상출입구에 자살예방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예방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달 중 소방, 강남구 건축사회와 합동으로 강남역 일대 고층건물을 점검할 예정이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자살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고 사회안전망의 틈에서 비롯되는 문제"라며 "지자체와 소방, 보건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실질적 예방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일 강남구 역삼동 19층 오피스텔 건물 옥상에서 한 여성이 투신을 시도하다가 2시간여 만에 구조됐다. 같은달 13일에는 강남역 인근 빌딩 옥상에서 한 남성이 3시간 동안 투신 시도 소동을 벌였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