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수 마포구청장 "소각장 연장 협약 부당…법적, 물리적 투쟁 불사"
[민선8기 3년]市와 소각장 갈등 "애초에 동등한 입장 아냐"
구민 행복지수 2년 연속 1위 비결은 '확실한 민원 해결'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서울시가 마포자원회수시설(소각장)의 공동이용 협약 연장을 마포구만 빼고 4개 자치구와 체결한 것은, 집주인을 빼고 세입자들끼리 계약을 연장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strong>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민선 8기 취임 3주년을 맞아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격화되고 있는 서울시와의 소각장 갈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박 구청장은 "서울시는 소각장의 소유권을 갖고 있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마포구에 위치한 만큼 행정력을 벗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각장 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8월, 취임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았을 시기엔 서울시의 신규 소각장 설치 계획 발표에 골머리를 앓았다. 여기에 기존 소각장에 대한 협약이 마포구만 제외된 채 연장되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달 16일 종로·중구·용산·서대문 등 4개 자치구와 기존 20년 기한이었던 협약의 효력을 '시설 폐쇄 시'까지로 바꾸는 협약을 체결했다.
박 구청장은 "4개 자치구는 쓰레기를 버리는 쪽이고 마포구는 받는 쪽"이라며 "서울시까지 가세해 5대 1의 상황인데 애초부터 동등한 협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서울시의 협약 연장에 반대하며 △1년 단위로 계약 갱신 △반입수수료 인상 △종량제봉투 비용 인상 등 쓰레기 감량을 위해 서울시 및 타 자치구가 공동으로 노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 구청장은 구의 이러한 제안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물리적,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포구 구민들은 이미 서울시의 신규소각장 건설 계획에 대해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월 1심에서 승소한 상태다. 하지만 서울시가 항소를 하면서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박 구청장은 "서울시에 강력하게 항의할 예정이고, 그래도 관철되지 않으면 법적 분쟁까지 갈 것"이라며 "폐기물법에 따르면 각 지역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각 지역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돼 있고,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을 경우에만 타지역에 보낼 수 있다"고 했다. 또 "서울시는 조례에 따라 협약이 합의가 아닌 협의의 대상이라고 하는데, 조례가 상위법을 앞지르는 효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마포구는 통계청이 주관한 2024년 지역사회조사에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전반적 생활만족도'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박 구청장은 확실한 민원 해결을 높은 주민행복도의 이유로 꼽았다. 박 구청장은 부서장, 국장과 함께 민원 현장을 직접 방문해 해결하는 '현장 구청장실'에 취임 이후 약 500번 방문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취임 초기엔 아침에 들어오는 민원만 하루 800~1000건 정도였는데 요즘엔 15~20건으로 확 줄었다"며 "민원이 들어오면 바로 주민을 만나고, 관련 공무원이 총출동하니까 처리 기간이 단축돼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박 구청장은 '길이 좋아야 도시가 발전한다'는 신념으로 마포구 내 김대중길, 최규하길 등을 새롭게 조성했다. 그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도로가 김대중길, 최규하길로 명명한 뒤론 관광객들이 버스를 타고 올 정도로 특별한 길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총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레드로드'에는 관광객이 몰려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마포구 내 상권은 늘 많은 사람이 붐비는 곳과 침체된 곳으로 구분돼 있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구는 올해 '마포순환열차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레드로드, 망원시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방문객을 태워 인적이 드문 다른 곳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박 구청장은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에 대해선 '마포 강변 8.2 프로젝트'를 꼽았다. 마포 강변이 서울에서 제일 긴 8.2km에 해당하는 데서 이름을 따왔다. 구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로 공연장 및 체육관 신설, 군부대 이전 등 계획이 담겼다.
그는 "구정은 20년 앞을 보고 계획해야 하는데, 5개년 단위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꼭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마포구를 위해 해줬으면 좋겠는 구상들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청장을 몇 번 했는지보다는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남은 임기에도 살림살이를 잘해보겠다"고 전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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