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사단장 "폰 비밀번호 기억 못해…구명로비 실체 없어"

공수처, 임성근 휴대전화 포렌식…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수사 재개
"압색 때 변호인 말 따라 경황 없이 비밀번호 입력"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오른쪽) 2024.7.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과천=뉴스1) 김기성 기자 =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구명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이 2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하며 "휴대전화 비밀번호는 지금도 기억 못하고 있다"면서도 "의혹들이 명백하고 조속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오전 9시 26분쯤 공수처에 출석하기에 앞서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기억나서 (공수처에) 온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의 본인 휴대전화 포렌식 선별 작업을 참관하기 위해 공수처에 출석했다.

그는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당시 공수처 수사관들이 제게 하루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푼다고 얘기했는데, 변호인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넣으라고 했다. 압수수색 당시 경황없이 (비밀번호를) 넣다 보니 기억을 못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에서 암호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한 것으로 알고 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지난해 8월 가선별작업에서 많은 자료가 나와 공수처는 구명로비가 없다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지연되고 있어 답답하다"면서 "명백히 국민들께 속 시원하게 의혹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한 뒤 공수처 청사로 들어갔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압수수색으로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임 전 사단장이 비밀번호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해 잠금을 풀지 못했다.

이에 공수처는 지난해 8월 임 전 사단장을 소환해 참관한 상태에서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약 8개월 만에 관련 수사가 재개되는 셈이다.

공수처는 당초 비상계엄 수사 정리 후 해병대원 순직 사건 등 재개 여부도 결정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해병대원 순직 사고 조사 과정에서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심에 무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이 시작된 점을 고려해 비상계엄 사건과 해병대원 수사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은 지난 2023년 경북 예천군 내성천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 중이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사고다. 수사 외압 의혹은 당시 초동수사를 지휘한 박 전 수사단장이 'VIP(대통령) 격노'가 국방부와 대통령실의 외압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 데서 시작됐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국방부와 해병대사령부를 압수수색 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4월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소환조사하고 국방부조사본부, 해병대 관계자 등을 연이어 불러 조사하며 수사를 이어왔다.

지난해 6월말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로비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공수처는 의혹 관련자를 소환조사 한 이후 7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법리 및 수사 기록 검토를 이어왔다.

이후 같은 해 11월 국방부 등 군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다시 속도를 내는 듯했으나 비상계엄 사태를 맞았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