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으로 국민 신변 위협하더니"…尹, '신변 이유' 헌재 불출석

尹 대리인 "신변안전·불상사 우려…안전문제 해결돼야 헌재 출석"
"숨지 않겠다더니 책임 회피" 시민들 분통…일각에선 "이해" 두둔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신변 안전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시민들은 "절대 국민 앞에 숨지 않겠다더니 비겁한 모습"이라고 성토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 윤갑근 변호사는 12일 "공수처와 국수본의 불법무효인 체포영장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계속 집행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신변안전과 불상사가 우려돼 오는 14일은 출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 변호사는 "대통령이 헌법재판에 출석하기 위해서는 신변안전과 경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안전 문제가 해결되면 언제든 출석할 예정"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대통령 헌법재판 불출석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A 씨(27)는 "체포당하기 싫으니 계속 숨어있겠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정작 국민 신변은 위협하는 계엄령을 내려놓고 본인 신변만 챙기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 모 씨(33)는 "언제는 헌법재판소에서 밝히겠다니 계속 이런저런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다"며 "법을 우습게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는 "그 전에 체포가 돼서 출석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X(옛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체포돼 구치소에 가면 신변 안전이 보장된다" "계엄령 때 케이블 타이, 망치, 두건까지 동원하려고 했으면서 본인 신변만 생각한다" "정작 피해 보는 국민 생각은 안중에도 없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본인 체포 당하기 싫다고 남의 귀한 자식만 범죄자 만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와 관련해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 등 경호처 간부들이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상태다.

반면 경찰과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변론 기일에 불출석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 누리꾼은 X(옛 트위터)에 "(대통령이) 밖에 나서기만 하면 바로 체포할 텐데 어떻게 출석하겠냐"며 "불법 체포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윤 대통령을 두둔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나갔다가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누구 좋으라고 나가냐"며 "대통령 신변은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