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하세요" 티메프 사태 직전 욕 들으며 보호한 판매자…"양심있네"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위메프·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알려지기 전 영문도 모른 채 판매자로부터 '결제취소'를 권유받은 고객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2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티몬 부도 사태 의문의 의인'이란 제목으로 누리꾼 A 씨가 남긴 댓글이 갈무리돼 확산했다. 이날 A 씨는 위메프에서 천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을 결제해 여행은커녕 환불조차 불투명해진 피해자의 상황을 전한 글에 댓글을 달았다.

A 씨는 "열흘쯤 전에 티몬에서 100만원 정도 결제했었는데 저번 주에 판매처에서 전화 왔다"며 "이유는 말씀드리기 어려운데 취소하시는 게 좋을 거라고 얘기하더라. 처음에는 영문을 모르니 기분이 너무 나빠서 엄청 뭐라고 하고 취소했는데, 저번 주 금요일에 티몬 환불금 들어오고 막차 탔다는 거 알게 되니까 기분이 진짜 이상하다. 그 사람은 무슨 심정으로 욕먹어가면서 전화를 돌렸을까"라고 썼다.

A 씨의 글에 누리꾼들은 "양심 있는 분이네. 미지급이 오래돼서 티몬이 협력업체한테 외부에 발설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던데", "감사 전화라도 드려야 하는 거 아니냐", "은인이다. 살려주려고 전화했을 텐데 대부분 싸게 산 거 왜 취소시키냐고 화냈을 텐데"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편 위메프, 티몬 등의 모회사 큐텐은 입점 업체(셀러) 정산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면서 유동성 부족으로 몰락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서는 큐텐 구영배 대표가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무리하게 쇼핑몰들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린 것이 오늘날 위기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