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판사 "조두순, 사형감인데 징역 12년…'주취 감경' 인정됐기 때문"

아동성범죄자 조두순. ⓒ News1
아동성범죄자 조두순. ⓒ News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아동성범죄자 조두순(71)이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 출소한 가운데 판사 출신 변호사가 조두순에게 '징역 12년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전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싶다'에는 '전직 판사에게 물어봤다! 판사가 선고하는 형량이 적은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앞서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시 단원구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을 납치해 화장실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조두순은 주취로 인한 심신미약으로 감경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판사 생활만 11년 했다고 밝힌 정재민 변호사는 "그 사건은 너무 충격적이다. 사형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근데 조두순이 12년형을 선고받은 메커니즘을 판사 입장에서 설명하겠다. 판결을 정당화하는 건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정 변호사는 "양형할 때 세 단계로 한다고 보시면 된다. 형을 먼저 선택해야 하는데, 조두순의 경우 검사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심 판사도 무기징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갈무리)

이어 "그다음은 형의 가중·감경 사유가 있는지 확인한다. 조두순의 경우 주취 감경을 받았다. 그 당시에는 심신미약에 해당하면 감경하는 게 의무였다"며 "감경하게 되면 (형량의) 상한이 반으로 뚝 떨어진다. 무기징역은 상한이 없어서 따로 최대 15년으로 정해졌다. 낙차가 되게 크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단계는 '형의 선고'라고 한다. 당시 판사는 조두순에게 12년 형을 선고했다. 정 변호사는 "낙차가 큰 게 양형을 불합리하게 낮게 만드는 결정적 원인이다. 또 다른 원인은 주취 감경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그 전의 판례들이 만취했으면 심신미약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지금은 안 그런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조두순이 법을 많이 고쳤다. 2010년에 모든 상한을 2배씩 늘렸다. 유기징역 상한은 15년에서 30년으로, 무기징역 감형 상한도 15년에서 30년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또 정 변호사는 "지금은 감형도 의무가 아니다. 법원이 하도 비판받아서 2018년부터는 주취 감경도 술에 취했다고 다 심신미약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심신미약이라고 인정해도 감경 여부는 판사의 재량"이라고 했다.

동시에 "지금 조두순이 범죄를 저질렀으면 최소 무기징역"이라며 조두순의 낮은 형량은 당시 법의 한계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 변호사는 "제가 법무부에서 우리 사회의 법을 심의하고 고치는 법무심의관을 했는데, 법을 바꿀 때는 국민의 목소리가 분출돼야 그 동력으로 바꿀 수 있다. 저 혼자 힘만으로 바꿀 수 없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