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이럴 거면, 차라리 간호사들에게 의사 면허 달라"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 시행 반발
응급의학회 "현장 혼란, 환자 안전에 위해 줄 수 있어"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열린 22대 총선 정책과제 발표 기자회견에서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대화 방안 제안을 하고 있다. 2024.3.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업무공백 해소를 위해 정부가 8일부터 간호사들의 의료행위를 확대한 데 대해 의사들은 물론 간호사 회원 비중이 높은 의료 단체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이럴 거라면 차라리 간호사들에게 의사 면허를 발급하라"는 성명서를 내고 "환자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의사 업무 일부를 합법적으로 수행하도록 한 '간호사 업무 시범사업 보완지침'을 시행하기로 했다.

보완지침은 간호사의 숙련도와 자격에 따라 전문간호사·전담간호사(일명 'PA' 간호사)·일반간호사로 나눠 업무 범위를 정하고 의료기관이 교육·훈련시키도록 명시했다.

간호사들은 사망진단 등 대법원이 판례로 명시한 5가지 금지 행위와 엑스레이 촬영, 대리수술, 전신마취, 전문의약품 처방 등 9가지를 제외한 다양한 업무를 병원장 책임하에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전도·초음파 검사, 단순 드레싱(일반·시술 상처·단순 욕창 등), 중심정맥관 관리(혈액채취), 응급상황 심폐소생술, 응급 약물 투여 등은 모든 간호사가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는 위임된 검사·약물의 처방을 할 수 있고 진료기록이나 검사·판독 의뢰서, 진단서, 전원 의뢰서, 수술동의서 등 각종 기록물의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진료공백 해소를 위한 한시적 비상대책이라고 하지만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럴 거라면, 차라리 간호사에게 의사면허를 발급하라'는 게 현장 간호사들의 목소리"라며 "환자안전을 위협하고 심각한 의료사고를 유발할 우려가 높다"고 강조했다.

또 병원장과 간호부서장 협의를 거쳐 간호사 업무범위를 정하도록 한 점에 대해 노조는 "기관마다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밖에 없고 진료에 혼선이 발생하게 된다"며 "정부 차원의 통일적인 규정과 제도를 마련해야 의료현장의 혼란과 혼선을 막을 수 있다"고도 했다.

노조는 "최종 법적 책임을 기관장(병원장)에게 떠넘기는 건 무책임한 행정"이라며 "의료사고 소송은 의료기관만이 아니라 개인에게도 제기되기 때문에 의사업무를 한 간호사도 소송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 사태에 대해 "정부와 의사단체가 서로 논쟁할 때가 아니라 진료공백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진료정상화를 결단하고 사회적 대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번 지침을 '불법의료행위 양성화'와 '불법과 저질의료가 판친다'고 비난한 대한의사협회를 향해 "자격 없다. 전공의들이 조속히 업무에 복귀하도록 설득하고 안내하라"고 했다.

한편 대한응급의학회도 전날(7일) 성명을 내고 "간호사의 단독적인 의료 행위 수행은 의료 현장에 혼란을 주고 환자 안전에 위해를 줄 수 있다"며 이번 시범사업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