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사형직전 '용호지웅세 기작인묘지태' 글씨 19.5억 낙찰, 국내로

1910년 3월작 추정…113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안 의사 글씨는 국가 문화재…승인없이 해외반출 금지

안중근 의사가 사형 직전인 1910년 3월에 남긴 마지막 글씨가 안 의사 유묵 중 최고가인 19억5000만원에 국내 개인소장자에게 낙찰, 113년만에 국내로 돌아오게 됐다. (사진=서울옥션) ⓒ 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안중근(1879~1910) 의사의 마지막 글씨가 사상 최고가로 낙찰돼 113년만에 고국의 품에 안겼다.

20일 경매업체 서울옥션에 따르면 전날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미술품 경매에서 안 의사가 옥중에서 쓴 마지막 유묵 '용호지웅세 기작인묘지태'(龍虎之雄勢 豈作蚓猫之態)가 추정가 5억~1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19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국개 개인소장자가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낙찰가는 이전 최고가였던 2018년 7억5000만원(승피백운지우제향의·乘彼白雲至于帝鄕矣, 저 흰 구름 불러 타고 하늘나라에나 가야겠다)를 훨씬 웃도는 안 의사 유묵 중 역대 최고가 기록이다.

"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형세를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비견하겠는가"라는 내용(龍虎之雄勢 豈作蚓猫之態)의 글씨는 안 의사가 1910년 3월에 남긴 글씨로 추정된다.

안 의사는 이 글씨를 쓴 직후인 3월 27일 뤼순감옥에서 사형이 집행돼 31살 나이로 순국했다.

"경술년 삼월 뤼순 감옥에서 대한국인(大韓國人) 안중근이 쓰다"라는 글과 함께 안 의사의 상징인 왼쪽 약지 한마디가 없는 손바닥 도장이 찍힌 이 글씨는 그동안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사 유묵은 보물(제569-2호·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 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속에 가시가 난다)로 지정될만큼 국가가 귀히 여기는 작품인 까닭에 이번에 국내에 돌아온 이 작품은 문화재청 승인 없이는 해외반출이 불가능하다.

안 의사는 을사늑약을 강제로 체결하게 하고 고종을 퇴위시키는 등 한국 침략에 앞장선 일본 내각총리대신이자 초대 한국통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를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권총으로 사살, 한국인의 기개를 전세계에 널리 알린 바 있다.

정부는 안 의사에게 최고 영예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 숭고한 의사의 넋을 기렸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