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법인 설립해 대포통장 713개 유통…검은돈 6.5조 세탁
경찰, 11명 검거·5명 구속…범죄 수익만 45억원
152개 유령법인 세운 뒤 대포통장 범죄단체에 대여 혐의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대전에서 유령법인을 세워 대포통장을 개설하고 유통해 수십억원의 범죄 수익을 얻은 범죄단체 일당 11명이 검거돼 5명이 구속됐다. 이들이 유통한 대포통장으로 약 6조4500억원에 달하는 범죄수익금이 세탁됐다.
1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강수대)는 범죄단체조직,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총책 A씨 등 11명을 검거하고 이 중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16년 6월2일부터 가족, 지인 등 명의로 총 152개의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법인 명의 대포통장 713개를 개설해 범죄조직에 대여료를 받고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수백개의 대포통장을 통장당 매달 180만~200만원의 대여료를 받고 사이버 도박, 보이스피싱 등 범죄조직에 대여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얻은 대여 수익금은 약 45억원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명의 대여자들에게 건당 월 20만~60만원의 대가를 주고 유령법인 및 통장개설 명의를 사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며 "명의를 대여한 62명 역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A씨 조직에는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됐다. 형법 제114조의 범죄단체조직죄는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이 무거워 조직폭력배들도 '범단' 적용을 가장 무서워한다.
이들은 총책, 관리책, 현장책, 모집책 등 역할을 분담했다. 조직원들은 A씨로부터 차량, 대포폰, 숙소, 활동비를 지원받아 실시간으로 활동 사항을 지시받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은 '이동형 캠핑카'를 사무실로 사용하고 △텔레그램 등 해외 기반 메신저 이용 △가명 사용 △1~3개월 주기로 대포폰 변경 △타인명의 주거지 대여 등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철저히 대비하기도 했다.
경찰은 "조직원들은 수사에 대비해 총책이 정한 구체적 행동수칙에 따라 행동하는 등 조직적·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체포시 법인 명의자와 조직 보호를 위해 조사 응대 메뉴얼과 형량 감소를 위한 반성문 양식까지 제공하는 등 조직 전모가 드러나지 않도록 배후에서 조종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강수대 관계자는 "유령법인 설립을 위한 명의 대여행위와 타인에게 통장을 제공하는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대포통장은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 등에 제공돼 자금세탁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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