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기본권 침해 논란' 감염병예방법 개정 권고 대부분 거부
"국민 기본권 침해 우려"…인권위, 감염예방법 개정 권고
복지부·질병청, 인권위 11개 권고 중 4개 수용…7개 불수용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방역·행정조치 근거가 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관련 법개정을 권고했으나 보건복지부는 상당 부분을 거부했다.
인권위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방역 목적 달성이 양립할 수 있도록 감염예방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난해 11월1일 보건복지부장관과 질병관리청장에게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권위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11가지 권고 주문 중 4가지 사항을 일부 수용하고, 나머지 7가지 사항은 불수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보건복지부에 감염병의심자 정의 일부 삭제와 권리보호 세부규정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감염병의심자 중 '감염병환자등과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은 그 개념이 추상적이고 모호하여 이들을 강제처분의 대상으로 규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감염병의심자 정의 삭제는 곤란하나 정의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회신했다.
이밖에도 △감염병 환자 및 의심자 정보제공 요청 관련 제한규정 마련 △역학조사 지원시스템 관련 규정 마련 △예방조치의 방법과 절차 등의 위임 규정 마련 등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관련 정의 규정을 구체화하거나 예외 규정을 마련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권고안을 일부 수용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반면 나머지 7개 권고 주문에 대해서는 입법 개정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인권 침해 관련 법 조항과 피해보상 관련 내용이 대부분 수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복지부는 인권위가 개정을 권고한 △감염병환자 정보공개 내용 개정 및 당사자 사전통지 △예방조치 요건 개정 △집합금지 종류 구분 및 요건 보완 △일부 행정조치 위반 행위 비범죄화 △코호트 격리의 정의 등에 관한 내용 신설 및 예방적 코호트 격리 금지 규정 △백신 접종 피해보상 △감염취약계층의 보호 등은 불수용했다.
인권위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접수된 다양한 진정사건과 감염병 관련 인권 문제를 다뤄 오면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감염병예방법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인지했다"며 "2020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총 23차례 개정됐으나 국민의 기본적 인권보장에는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국제인권기준은 감염병 유행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조치도 중요하지만 관련 법령이 인권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지 않도록 구성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이러한 인권위의 권고 내용을 대부분 수용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지속가능한 방역을 위해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방역 목적을 고루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더욱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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