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통신]"주 69시간 이상 근무도 괜찮다…야근수당 제대로 준다면"

'주69시간제'에 한숨쉬는 MZ…게임업계선 '환영' 목소리
업계 만연한 '크런치모드'…"근로시간 더 탄력적이길"

편집자주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MZ세대'는 어느덧 사회 현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정치권에선 'MZ표심' 잡기에 골몰하고, 학계에서는 'MZ세대 담론'을 쏟아냅니다. 그러나 정작 MZ세대들은 "우리는 오해받고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그 오해와 진실을 바로잡기 위해 뉴스1 사회부 기자들이 나섰습니다. MZ세대 최전선에 있는 90년대 중반생 기자부터 '젊은 꼰대' 소리 듣는 80년대생 기자까지 'MZ통신'을 연재합니다.

ⓒ News1 DB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한주 최대 69시간 근무를 가능하도록 하는 정부의 근로시간제 개편안을 다들 어떻게 보시는지요?

상당수 MZ세대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며 노심초사하는데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됐던 일명 'MZ노조'(새로고침 노동자협의체도)조차 논평을 통해 '주 69시간제'를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이번 개편안을 지지하는 MZ사원들이 있는데요.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20·30대 직원들이 대표적입니다.

요컨대 바쁜 시기 몰아서 근무하고 이후 장기 휴가를 쓸 수 있다며 이번 개편안을 환영하는 것이지요. 이른바 '크런치모드' 해소를 기대하는 게임업계 MZ사원도 적잖습니다.

◇ "우린 특정 기간 유난히 바쁜 시기가 있어요"

크런치모드란 게임신작 출시 직전 날짜를 맞추기 위해 밤낮없이 개발에 몰두했던 근무형태를 뜻하는데요. 게임업계 대표 악습으로 거론돼 종사자들의 과로사·건강악화 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주52시간이 시행되며 급감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게임회사에서 3D모델 디자이너로 2년간 근무한 이모씨(28·남)는 "본인 의견이 게임산업 종사자들을 모두 대변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크런치 모드는 업계에 남아 있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이씨는 "우리 같은 경우 한 분기를 기준으로 바빠지고 아니고가 반복된다"며 "개편안을 잘 활용하면 덜 바쁜 시기에 휴가를 가거나 주4일제 근무를 적용해 시간 활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2년차 직장인 A씨(28·남)는 "어차피 이쪽 업계 일 자체가 밤낮 없이 집중해야 하는 시기가 있어서 생활이 불규칙하다"며 "근로시간을 조절해 개발 일정에 차질을 최소화 시키면 그만큼 일이 빨리 마무리되고 쉴 수 있는 시간도 좀 더 보장 받지 않겠나"라고 말합니다.

7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이번 개편안은 주 52시간제 관리 단위를 현행 '1주일'에서 노사간 합의할 경우 '1개월·3개월·6개월·1년' 단위로 늘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근로자는 1주에 최대 69시간 혹은 최대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는데요, '최대 69시간'은 주 6일간 출퇴근 사이 11시간을 연속으로 쉬고 4시간마다 30분 휴게시간 의무를 지켰다고 가정할 때 계산된 시간입니다.

반면 64시간은 근로자가 '11시간 연속 휴식 의무'를 적용받지 않을 수 있도록 선택한 경우 적용되는 시간으로 사실상 오히려 휴식권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도입하고 연장근로나 야간근로를 적립했다가 필요할 때 휴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경우 열흘 이상 장기 휴가가 가능해집니다.

게임업계 MZ사원들은 일의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는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개편안을 조금은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공정한 노동의 대가 원한다"…일한만큼 받을 수 있는 것도 중요

다만 기존 게임업계 종사자 사이에선 야근 수당을 적절히 받고 있던 경우와 아닌 경우가 극명히 나뉘어졌는데요. 공정한 노동의 대가를 원하는 MZ세대들에게 이 문제 또한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이씨는 필요에 따라 야근을 하긴 했었지만 그때마다 챙길 수 있는 복지(반차나 늦게 출근)는 챙겨왔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지만 규정이 모호한 회사의 경우에 따라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일을 많이 시키고 나중에 근무시간을 계수할때 휴가를 덜 준다던지, 오래 휴가를 나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어서 안 좋은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회사 내부 제도도 완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판교의 한 IT업계에서 일하는 한모씨(37,남)는 "지금 내 주변에도 정시 퇴근하고 일 마치는 사람 거의 없다"며 "그런데 포괄연봉제라서 돈을 더 주지도 않은데 노동 유연성을 바란다면 이런 문제 방치하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포괄임금제(포괄연봉제)는 근로계약 체결 시 법정기준 노동시간을 초과한 연장, 야간근로 등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 계산 편의를 위해 노사합의를 바탕으로 연장·야간·휴일수당을 미리 정해 매월 급여와 함께 지급하는 임금 산정 방식을 말합니다.

게임회사에 다니는 개발자 박모씨(33·남)도 "주 69시간 하고 근무시간 제대로 돈도 챙겨줬으면 좋겠다"며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지불한다면 69시간 넘어서도 괜찮다. 제대로 돈을 안 주니까 문제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혔습니다.

이들은 근로시간에 차이는 생기더라도 노동에 대한 대가는 정당하게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에 이견이 없었습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