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 감염 '하이브리드 면역' 영향?…재감염 '5개월→9개월'
면역 4개월 길어져…해외선 8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
정기석 "오미크론 위협 거의 끝…새 변이 출현 빠르지 않을 것"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재감염되는 데 걸린 소요 기간이 반년 만에 5개월에서 9개월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차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았고, 감염 후 얻은 면역력까지 겹쳐 국민 상당수가 이른바 '하이브리드 면역'을 갖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은 고위험군이 매년 한두 번만 받고 유행은 인플루엔자(계절독감)처럼 관리하는 엔데믹(풍토병화)으로 갈 전망이다. 정부의 방역 자문역도 "'오미크론'이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재감염 소요 기간 9개월까지 길어져…접종 연례화에 힘 실린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질병관리청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기준 코로나19 재감염 평균 소요 기간은 약 9개월(259~292일)이었다. 지난해 7월 5개월(154~165일)이던 기간이 4개월 길어졌다.
코로나19 최초 감염된 날 이후 재감염된 날까지의 평균 소요 기간으로 면역 지속력을 가늠할 수 있다. 재감염 소요 기간은 지난해 6월까지 누적 평균 7개월(229일) 정도였지만 7월 한 달 5개월로 짧아졌다.
당시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의 점유율이 오르며 접종률이 비교적 낮았던 17세 이하 청소년과 미접종자 재감염이 늘었다. 이후 추가접종과 감염으로 얻은 기초 면역이 쌓여 재감염 소요 기간은 점차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와 국외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후 감염돼 '하이브리드 면역'이 형성된 사람은 감염을 막아주는 점막 항체가 만들어져 면역력이 8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백신 접종이나 감염, 또는 이 두 가지가 더해져 면역 유지 기간이 길어진다면 코로나19 예방접종은 한두 번만 맞고도 감염과 중증화를 예방할 수 있고 정부 입장에서도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3일 일부 어린이·노인·면역저하자 등은 연 2회, 그 외 건강한 성인은 연 1회 접종하는 방안에 대해 외부자문단에 검토를 맡겼고 이들은 매년 누구에게 몇 번 접종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아류(하위 변이)라도 오미크론은 오미크론이고 어느 정도 우리가 방어력도 가지고 있어 이제 (오미크론의 위협이) 거의 끝이 아니겠냔 생각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정 단장은 "오미크론은 1년을 넘게 끌었고 다음 새 변이는 '파이'라는 이름으로 나올 수 있다"면서 <뉴스1>에 "파이가 나올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으나 그간 '감마-델타-오미크론' 출현에 비해 빨리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 접종 후 감염된 사람을 대상으로 항체 형성률을 조사하는 등 해외 각국 연구에서도 하이브리드 면역을 가진 사람이 백신을 접종한 미감염자보다 면역력이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투갈의 리스본대 연구팀은 백신을 접종한 뒤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감염된 사람은 90일 뒤 코로나19에 대한 높은 수준의 면역력을 갖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랜싯 감염병'에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이들의 하이브리드 면역은 약 8개월간 감염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들은 백신을 접종하고 감염되지 않은 사람보다 BA.5에 감염될 확률이 16분의 1로 비교적 적었다.
스웨덴 단데뤼드 병원 연구팀도 하이브리드 면역을 가진 의료종사자 338명을 조사한 결과 8개월 동안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다는 사실을 '랜싯 감염병'에 발표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도 '하이브리드 면역' 현상이 반영된 듯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5850명으로 월요일(일요일 발생) 기준 6월 6일 5015명 이후 8개월(35주·245일) 만에 최소 규모를 기록했다.
다만 감염으로 얻은 면역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가 반영되면서 확진자 중 재감염 추정 비율은 1월 3주(15~21일) 기준 22.81%까지 올라섰다. 당국은 고위험군의 동절기 추가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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