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에 멸종위기 야생동물 '수달'이 살아요…15개체로 늘어

탄천, 중랑천, 여의도 샛강 등 수달 서식 흔적 발견
탄천 하류·성내천 합수부 일대 수달 일가족 촬영도

한강에 서식 중인 수달 모습(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 일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된 '수달' 15개체가 확인됐다.

2016년 탄천 하류에서 수달 발견 이후 2017년 4개체가 목격됐고, 현재 개체 수가 확연히 늘어난 게 확인된 것이다.

서울시는 최근 한강 본류는 물론 탄천, 중랑천, 여의도 샛강 일대에서 수달 서식 흔적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수달 분변에 대한 유전자(DNA) 추출 실험 결과, 서울 한강 일대에 총 15개체의 수달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무인카메라 조사결과 수달의 주요 활동시간은 어두워지는 지역 시간대에서부터 날이 밝아지는 다음날 오전 시간대까지(오후 6시~다음날 오전 8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수달의 활동은 습지 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는 암사·고덕 습지생태공원 일대와 광진교 주변부에서 가장 많은 출현 흔적을 확인했고, 특히 탄천 하류와 성내천 합수부 일대에서는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5개체의 수달 가족 활동 장면이 무인 카메라에 촬영되기도 했다.

그간 서울 한강변의 우수한 생태습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건강한 생물서식지를 확보해주고 강변의 콘크리트 인공호안을 자연소재(흙, 자갈, 바위 등)로 대체하는 등의 '자연형 호안 조성 사업'을 장기적으로 시행함에 따라 한강의 자연생태계가 한층 개선됐고 수달과 같은 지표종의 생존이 가능하게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와 수달 전문가에 따르면 서울 한강의 수달 복원을 위해서는 외부의 수달 개체를 재도입하는 것보다 기존의 한강변 식생대 보호, 위협요인 제거, 수달 서식환경 복원과 같은 서식지 환경 복원 전략을 우선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한강의 생태공원에는 수달 이외에도 서식하는 생물종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천연기념물(수달, 황조롱이, 원앙 등)과 멸종위기종(삵, 새호리기,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맹꽁이 등)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한강 서식종의 다양성 증가는 한강 자연성 회복에 중심을 둔 서울시의 자연생태 정책이 점차 결실을 맺어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한강 본류와 일부 지류하천에도 수달의 출현이 잇따라 발견되는 것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서울시 자연생태 관리의 산물"이라며 "앞으로도 사람, 생물, 자연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는 건강한 한강생태축을 만들어가도록 다양한 자연정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