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측정기 치우고, 항균필름 떼고"…방역물품, 귀하신 몸에서 '짐'

일상회복에 사라지는 방역물품…"쌓아둔 마스크 수천장 짐 돼"
손소독제 쓰는 손님 없어…"높아진 방역의식 감안 유지" 의견도

서울 도심 식당가에 놓인 손소독제 모습. 뉴스1 DB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진 한유주 기자 = "그냥 두는 거죠. 이제는 손님들도 거의 안 써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의 한 지하식당가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A씨가 가게 구석에 세워 둔 발열측정기와 손소독제를 보며 한 말이다. A씨는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니 둘 예정이지만 손님들이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일상 곳곳에 비치됐던 방역물품의 존재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때 필수품으로 불리며 물량 부족 사태까지 일었던 마스크와 손소독제, 체온계, 발열측정기 수요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찾아온 일상회복 흐름 속에 크게 줄고 있다.

건물 내 방역물품을 전부 치운 곳도 있다. 한 주요 은행은 지난달 29일 본점이 입주한 종로구 건물 출입구에 비치했던 발열측정기를 전부 치웠다. 2일에는 엘리베이터 버튼 위에 부착된 항균필름지를 모두 제거했다.

은행 관계자는 "그간 정부의 방역지침 및 사내 가이드라인에 따라 방역물품을 설치했으나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는 등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이 같은 조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량 구매해 둔 방역물품 처분을 놓고 곤란해하는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성동구의 한 카페 직원인 B씨는 "코로나가 심할 때는 일주일에 1~2번씩 손소독제를 새로 갈게 돼 박스째로 사다놨는데 이제는 사용하는 손님이 없다"면서도 "실내장사를 하다보니 언젠가 필요할 거 같기도 하고, 팔기엔 (가격이) 의미가 없어서 그냥 쌓아두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최근 "집에 마스크만 수 천장이 있다"며 "예전에는 재산인양 모아두고 뿌듯했는데 이젠 짐이 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작성자도 "200장씩 경비실에 드리고, 주유소 직원들에게 박스째 드리며 마스크를 소진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높아진 시민들의 방역의식을 감안해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지현 전국공간대여업 대표는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방역업체와 업무협약을 통해 대부분 가게들이 방역물품을 구비하기도 했고, 앞으로 또 다른 팬데믹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처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손소독제 등 소모품도 계속 소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oho0902@news1.kr